밥 한 공기 300원 보장해야

  • 입력 2018.09.16 14:52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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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쌀 목표가격을 정하는 해이다. 공교롭게도 최근 몇 년 사이 쌀값은 급격한 폭락사태를 겪었다. 시중 쌀값이 30년 전 수준으로 폭락한 것이다. 2016년에는 쌀값이 12만9,915원으로 폭락하여 목표가격과의 차액 85%를 지원하는 변동직불금 총액이 AMS 한도인 1조4,900억원을 초과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는 전적으로 양곡정책실패가 원인이다. 외형적으로는 쌀 소비량 감소, 생산량 증가 탓으로 보이지만 착시현상일 뿐이다.

본질은 수입쌀에 그 원인이 있다. 우리는 1995년부터 의무적으로 쌀을 수입했다. 급기야 2005년부터 밥쌀까지 수입하게 됐고 이는 쌀시장에 치명적 영향을 줬다. 그런데 쌀 정책은 추곡수매가를 폐지하고 공공비축제를 도입하며 시장에 내동댕이쳤다. 쌀값이 하락할 때마다 시행하는 수급조절 정책은 번번이 실패해 쌀값은 더 폭락하고 예산은 효과도 없이 낭비하는 일이 반복됐다.

이제 다시 쌀 목표가격을 정하는 시점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직불금 규모가 미미한 형편에서 농산물 가격이야 말로 농민들의 소득을 보장하는 유력한 수단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농가소득의 40%를 차지하는 쌀값의 중요성은 설명이 필요 없다. 그래서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전국쌀생산자협회에서 제시한 목표가격이 80kg 한 가마 24만원이다.

이는 <한국농정>에서 최근 조사한 쌀 생산비와도 근접한 가격이다. 본지가 지난 2일 조사하여 발표한 2018년 쌀 생산비는 24만3,814원이다. 이 정도 가격이 돼야 농민들이 겨우 인건비를 건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쌀 한가마 24만원은 밥 한 공기(쌀 100g) 300원에 불과한 금액이다. 공기밥 한 그릇이 1,000원인데 그 중 쌀값은 현재의 목표가격에서는 235원에 불과하다. 여기서 65원 더해서 300원 하자는데 과연 소비자 부담이 커진다고 할 수 있을까?

2017년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62kg이다. 밥 한 공기 300원이면 1인당 1년에 쌀값으로 18만6,000원을 부담한다. 1년 내내 먹는 쌀값이 치킨 9마리 값과 같다. 이런 쌀값의 실상을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일이 지난 11일 여의도 농민대회였다.

더불어 중요한 것은 쌀값을 지지하는 정책이다. 농민 누구라도 쌀값이 떨어져 변동직불금을 받길 원하지 않는다. 정부가 적극적인 수급조절을 통해서 일정한 수준으로 쌀값을 안정시키는 것을 바랄 뿐이다. 이를 위해서는 시장격리를 제도화하는 것이 주효하다. 최소한 신곡수요량을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서는 자동적으로 시장격리해서 쌀 시장을 안정시키고 쌀값을 안정시킬 것을 함께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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