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추석 차례상을 차려야 하는데 요즘 과일값이 너무 올라서 지갑 열기가 두렵습니다. 과일값에 거품이 너무 심하게 낀 것 아닌가요?
A: 올 추석 농산물 작황이 형편없다는 뉴스는 많이 보셨을 겁니다. 폭염과 태풍은 도시민들도 몸소 체감했지만, 폭염 이전엔 냉해가 있었고 태풍 이후엔 폭우가 있었습니다. 생육기간이 짧은 채소류와 달리 과일류는 한 그루 한 그루의 나무가 이 재해들을 모두 겪었지요. 올해 과일류는 생산량이 줄어듦과 동시에 상품성이 크게 떨어져 있습니다.
가격을 상승시키는 건 생산량 감소지만 그걸 두세 계단 증폭시키는 건 상품성 저하입니다. 소비지에선 ‘크고 예쁜’ 과일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명절엔 더욱 그렇지요. 그래서 상하품 간 가격격차가 크게 나타나는데요. 올해는 상품이 극히 드물기 때문에 이 격차가 더욱 커졌습니다. 요컨대, 오로지 ‘크고 예쁜’ 과일에 맞춰진 생산·소비 기조가 생산량 대비 가격을 왜곡시키는 면이 있는 것입니다.
예쁜 과일은 평년보다 훨씬 비싸졌지만 덜 예쁜 과일들은 오히려 더 싸졌습니다. 그만큼 농민들 소득이 바닥을 치고 있지요. 크고 예쁜 과일을 제상이나 선물에 쓰는 건 정성의 표현입니다. 하지만 때론 못생기고 작은 과일이 먹기도 편하고 맛도 뒤쳐지지 않습니다. 누구보다 농민들의 한숨이 깊을 이번 추석, 농민들도 돕고 비용도 절약하는 현명한 소비를 시도해 보는 게 어떨까요?
권순창 기자
자문: 장수군조합공동사업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