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농사, 파종시기 놓치면 죽도 밥도 없다!”

전국서 모인 5천여 농민들, 문재인정부 농정 규탄 '한목소리'
국회 앞서 '밥 한 공기 300원', '스마트팜 밸리 사업 폐기' 등 요구

  • 입력 2018.09.11 18:51
  • 수정 2018.09.12 09:52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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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백남기 정신계승! 문재인정부 농정규탄! 전국농민대회'에 참석한 5,000여명의 농민들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백남기 정신계승! 문재인정부 농정규탄! 전국농민대회'에 참석한 5,000여명의 농민들이 "밥 한공기 300원 보장", "문재인정부 농정 규탄" 등을 외치며 여의도 일대를 행진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백남기 정신계승! 문재인정부 농정규탄! 전국농민대회'에 참석한 5,000여명의 농민들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백남기 정신계승! 문재인정부 농정규탄! 전국농민대회'에 참석한 5,000여명의 농민들이 "밥 한공기 300원 보장" 등을 외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백남기 정신계승! 문재인정부 농정규탄! 전국농민대회'가 열린 가운데 농민들이 요구사항이 담긴 현수막을 트랙터를 이용해 펼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백남기 정신계승! 문재인정부 농정규탄! 전국농민대회'가 열린 가운데 농민들이 요구사항이 담긴 현수막을 트랙터를 이용해 펼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11일 여의도 국회 앞 아스팔트에 농민들이 다시 모였다. 이날 농민들은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현 정부의 농업 홀대를 강력하게 비판하며 △쌀 1kg당 3,000원 △스마트팜 밸리 사업 폐기 △대북제재 철회 및 남북 농업 교류 △농업예산 삭감 철회 등을 요구했다.

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의길(상임대표 김영재, 농민의길)과 쌀생산자협회(회장 김영동, 쌀협회) 주최로 열린 이날 전국 농민대회는 5년간의 농민 값을 결정할 쌀 목표가격 결정에 앞서 현 정부 농업정책의 근본적 변화를 촉구하고자 마련됐다.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백남기 정신계승! 문재인정부 농정규탄! 전국농민대회'에 참석한 5,000여명의 농민들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백남기 정신계승! 문재인정부 농정규탄! 전국농민대회'에 참석한 5,000여명의 농민들이 "밥 한공기 300원 보장", "문재인정부 농정 규탄" 등을 외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백남기 정신계승! 문재인정부 농정규탄! 전국농민대회'에 참석한 5,000여명의 농민들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백남기 정신계승! 문재인정부 농정규탄! 전국농민대회'에 참석한 한 여성농민이 '밥 한공기 300원 보장'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투쟁을 예고하는 힘찬 농민가가 울린 뒤 사회를 맡은 김기형 전농 사무총장은 “봄 냉해와 여름 폭염‧가뭄도 모자라 얼마 전 태풍과 폭우까지 농민 마음을 할퀴었다. 그럼에도 우리 농민은 일손을 놓지 않았고 결실의 계절이 다가왔다. 흥겨운 나날을 보내야 함에도 여기 여의도로 모인 것은 우리가 가꿔온 농업 때문이다”라며 “백남기 농민의 정신을 계승하고 문재인 정부의 농정을 규탄하며 다 함께 5년 농사 지어보자”고 힘 있게 개회를 알렸다.

행사가 시작되고 각 단체 대표들의 대회사에 앞서 정한길 가톨릭농민회장은 “쌀값 보장하고 우리밀 자급하라던 고인의 모습은 이제 뵐 수 없지만 한평생 생명을 지키고 평화를 갈망하던 그의 정신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며 다가올 25일 백남기 농민의 추모 2주기를 맞아 추모 연설을 낭독했다.

첫 대회사에 나선 김영재 농민의길 상임대표는 “앞서 말한 재해에도 모자라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병해충이 극심한 상황이지만 자연이 주는 어려움은 우리가 극복할 수 있고 참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를 더 어렵고 힘들게 하는 일은 이 나라의 잘못된 농업 정책이다. 국민의 손으로 뽑은 정권이 우리의 먹거리와 농민을 외면한다면 우린 그걸 용납지 않을 것이다”라며 농업의 다원적 가치가 존중되는 농정, 유통 및 농협 개혁 요구 등을 전달했다.

이어 박행덕 전농 의장은 남북 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에도 여전한 대북제재를 지적하며 통일 트랙터 품앗이 운동본부 건설을 제안했다. 박 의장은 “통일의 당사자는 우리 민족이고 우리 민족의 운명을 우리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며 “농민의 힘으로 남북농민 추수 한마당을 성사시키고 통일 트랙터로 분단과 농업 적폐의 선을 넘자. 통일 트랙터에 시동이 걸리면 함께 전진 해 달라”고 당부했다.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백남기 정신계승! 문재인정부 농정규탄! 전국농민대회'에 참석한 5,000여명의 농민들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백남기 정신계승! 문재인정부 농정규탄! 전국농민대회'에 참석한 5,000여명의 농민들이 "밥 한공기 300원 보장", "문재인정부 농정 규탄" 등을 외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백남기 정신계승! 문재인정부 농정규탄! 전국농민대회'에 참석한 5,000여명의 농민들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백남기 정신계승! 문재인정부 농정규탄! 전국농민대회'에 참석한 5,000여명의 농민들이 "밥 한공기 300원 보장", "문재인정부 농정 규탄" 등을 외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5년 만에 재설정되는 쌀 목표가격에 대한 요구도 이어졌다. 김영동 전국쌀생산자협회장은 “쌀 목표가격 제도를 처음 도입한 지난 2005년 이후 쌀값은 폭락했고 지난 13년간 쌀 목표가격은 고작 10.6% 인상됐다. 물가상승률과 생산비상승률도 반영되지 않아 농민들의 소득은 오히려 줄었다”며 “그 동안 쌀 목표가격이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했다면 올해 목표가격은 23만원이 됐을 것이고 생산비 상승률까지 반영했다면 24만원이 됐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변동직불제 폐지 등 제대로 된 농업 정책을 통한 쌀값 현실화를 주문했다.

김순애 전여농 회장은 대회사에 앞서 대회 전날 한 여성농민을 죽음으로 내몬 농업 현실을 규탄하며 착잡한 마음을 드러냈다. 김 회장은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많은 후보들이 농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농민수당 실시를 약속했다. 농민이 농민답게 대접받고 이를 사회가 인정하고 보장하는 첫 걸음을 떼는 중요한 순간이나, 농민수당이 농가에 지급된다는 소식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여성농민들은 그 동안 많은 농가 단위로 보장되는 많은 농업정책에서 소외받고 배제돼 왔다. 농민수당은 나이‧성별‧지역 등 모든 조건에 차별 없이 생산의 주체인 모든 농민들에게 보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농민대회에선 민주노총‧한살림 등 소비자 단체 대표의 밥심 300운동 지지 서약식도 마련됐다. ‘밥 한 공기 300원’을 소비자가 함께 공유하며 밥 한 공기를 위해 농민들이 흘린 피와 땀의 가치를 실현하려는 요구가 정당하다는 데 힘을 보탰다.

특히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와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등은 “이 땅의 민중들이 외치는 소박한 외침이 정당하게 수용되고 받아들여지며 노동자‧농민‧빈민 모두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며 오는 11월 2일 전국민중대회 개최 선포와 함께 힘찬 투쟁 의지를 내보였다.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백남기 정신계승! 문재인정부 농정규탄! 전국농민대회'에 참석한 5,000여명의 농민들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백남기 정신계승! 문재인정부 농정규탄! 전국농민대회'에서 농민대표들이 결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한편 이날 농민대회는 문재인정부 농정의 근본적 개조와 함께 △밥 한 공기 300원 쟁취 △스마트팜 밸리 사업 전면 폐기 △대북제재 철회 및 남북 쌀 교류 실시 △농업예산 삭감 철회 △GMO 완전표시제 실시 등을 내용으로 한 각 단체의 결의문 낭독으로 끝을 맺었다.

여의도에 모인 농민들은 폐회 이후 트랙터와 함께 국회로 행진하며 농민을 무시한 현 정부의 농정 혁신을 외쳤다. 박행덕 전농 의장은 국회 행진 중 정리발언을 통해 “우리는 해낼 수 있다. 농민은 무엇이든 하고자하면 끝을 보고 해내는 기질이 있다. 여러분의 힘을 믿기에 자신한다”며 “농민수당, 스마트팜 밸리 사업 폐지, 통일농업, 밥 한 공기 300원 등 우리가 가야할 길이고 우리가 마무리지어야할 일이다. 보람찬 일을 해낼 수 있게 함께 해달라”고 전했다.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백남기 정신계승! 문재인정부 농정규탄! 전국농민대회'에 참석한 5,000여명의 농민들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백남기 정신계승! 문재인정부 농정규탄! 전국농민대회'에 참석한 5,000여명의 농민들이 여의도 일대를 행진하며 "밥 한공기 300원 보장", "문재인정부 농정 규탄" 등을 외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백남기 정신계승! 문재인정부 농정규탄! 전국농민대회'가 열린 가운데 농민들이 요구사항이 담긴 현수막을 트랙터를 이용해 펼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백남기 정신계승! 문재인정부 농정규탄! 전국농민대회'에서 농민과 소비자단체 대표자들이 비아캄페시나(Via Campesina)의 WTO반대 국제행동의 날을 맞아 '자유무역이 농민을 죽인다'는 내용의 선전물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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