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농민운동, 농민수당 도입에 사활 걸었다
전남 농민운동, 농민수당 도입에 사활 걸었다
  • 한우준 기자
  • 승인 2018.09.09 1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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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농민수당 실현을 위한 토론회 열려
“농도 소멸 막기 위한 농가 기본소득 절실”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김재욱 전농 광전연맹 의장이 토론회 참석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재욱 전농 광전연맹 의장이 지난 4일 전남도의회 초의실에서 열린 '전남 농민수당 실현을 위한 토론회'의 참석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전국 유일의 소멸위기 광역지자체’라는 오명을 가진 전남에선 도 전역에서 농민수당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불을 지핀 것은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의장 김재욱, 전농 광전연맹)의 농민들이었다. 농도 전남의 소멸을 막기 위한 해결책으로 농민수당을 제시한 전농 광전연맹은 지난 8월 8일 해남군을 시작으로 목포·여수·광양·신안 등 농업 비중이 적은 지역을 제외한 전남 대부분의 기초지자체를 돌며 농민수당 순회토론회를 진행했다. 지난 4일에는 전남도의회 초의실에서 <한국농정>, 민중당 전남도당과 함께 ‘전남 농민수당 실현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전남 농정당국과 도의회에 농민수당의 당위성을 설파하기 위함이었다. 

그 하루 전, 일정이 막바지에 다다른 농민회의 순회토론회가 전남 고흥 두원농협에서 열렸다. 이무진 전남 광전연맹 정책위원장이 전남의 인구실태를 설명하자 고흥 농민들은 씁쓸한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고흥은 그 위기의 전남에서도 가장 심각한 ‘소멸 고위험’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고흥농민 김정영(56)씨는 이날 토론회를 보고 “쌀 80마지기 농사로는 소까지 키워도 별로 남는 게 없는 것이 우리나라 농업 현실”이라며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이라고 하면서 최저임금도 올리고 예산도 엄청 쓰고 있지만 농민들에게는 전혀 해당사항이 없다”고 아쉬워했다.

이 위원장과 함께 지역 순회에 나서고 있는 박형대 민중당 농민위원장(전 전농 정책위원장)은 도의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인구통계를 보면 농민의 감소가 인구감소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며 “농민수당은 농업의 공익적 가치에 대한 보상을 해야한다는 세계적 흐름에 따를 뿐만 아니라 마을공동체를 복원하고 중소농·가족농을 육성해 농업의 붕괴를 막는 특단의 정책, 사람 중심의 정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시근로자 소득에 크게 못 미치는 농가소득을 약간이나마 끌어올려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고, 소비가 늘어 지역 경제가 활성화 되면 결국 감소 추세를 붙잡을 수 있는 효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농 광전연맹은 거주지 상권에서만 사용 가능한 ‘지역화폐’의 형태로 월 20만원의 농민수당을 지급하자고 말하고 있다. 이 경우 지난 2016년 기준 전남의 농가 수 15만1,059가구 기준 3,600억원의 재원이 필요한데, 도에서 절반인 1,800억원을 부담할 경우 나머지 절반은 각 시·군이 충분히 나눠서 부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위원장은 “실시를 결정한 해남을 비롯해 순천·화순은 이미 구체적 협의 단계에 들어갔으며 장흥·담양·영광은 정책협약을 맺은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나 해남군의 농민수당은 연 60만원 수준으로, ‘기본소득’ 수준에 오르기 위해서는 광역지자체의 예산 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이 전농 광전연맹의 요구다.

박형대 민중당 농민위원장.
박형대 민중당 농민위원장.

 

예산이 모자란다?

행정당국에서는 농민수당에 난색을 표하는 근거로 재원 마련을 든다. 그러나 이수미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상임연구원은 전남도의 예산현황을 바탕으로 농민수당 실현 가능성을 분석한 결과 현재 전남도가 

농업계가 요구하는 수준의 농민수당제 시행을 뒷받침할 재정적 여력이 충분하다고 봤다.

지난해 전남은 추경을 제외한 올해 본예산으로 약 6조7,500억원을 책정했다. 이 중 농업 예산 비중은 11.6%로, 10년 전 13.8%와 비교하면 2.2%p 후퇴했다. 이 연구원은 “지난 10년 간 전남본청 예산 증가율은 59.5%나 되는데 농업예산이 이 증가세를 따르면 약 1,500억원이 추가로 확보된다”며 “농업농촌 예산의 비중이 가장 높았던 2010년(15%)의 비중을 기준으로 하면 약 2,300억원이 증액된다”고 분석했다. 전남 농업예산은 지난 2012년을 마지막으로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매년 비중이 소폭 축소돼왔다. 이를 원상 복구하는 것만으로도 농민수당을 위한 예산의 상당부분이 확보가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이 연구원은 전남의 순세계잉여금 역시 주목해야한다고 말한다. 순세계잉여금은 실제로 사용한 예산(세출)이 지방자치단체의 수입(세입) 규모에 미치지 못해 남은 돈을 일컫는다. 전남도의 순세계잉여금은 지난 2012년 2,232억원 수준이었지만 매년 가파르게 상승해 2016년에는 5,838억원으로 5년 만에 두 배 이상 급증했다. 그 해 전남 농정은 9,840억원의 농업예산 중 약 9,208억원만 지출했다.

이 연구원은 “잉여금이 많다는 것은 예산투입이 적재적소에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시급한 곳에 예산이 사용될 수 있도록 효율적으로 편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별농민, 농촌 단위의 기본소득도 고려해봐야”

박경철 충남연구원 농업농촌연구부 책임연구원은 농민수당을 실시하게 된다면 그 형태에 관해 사회적 합의와 정책적 판단이 선행돼야한다고 봤다. 현재 농민수당은 직불제와 같이 농가 당 지급되는 것으로 논의되고 있으나 박 연구원은 “이 경우 농가통계 활용과 제도 실시에는 유리하지만 실질적 인구 유입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개별농민단위로 지급할 경우 행정비용이 증가하고 연령 설정에 어려움이 있지만, 보편성·개별성 등의 기본소득의 원칙에 부합하고 이는 무엇보다도 여성농민의 권리 신장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가 단위로 지급할 경우 가족 단위 이주를 이끌기 어렵고, 대부분의 세대주가 남성인 농촌 현실에서 여성농민이 소외될 수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한편으론 마을에 따라서 농가, 비농가 구분 없이 ‘농촌 거주민’으로 폭을 넓혀 기본소득을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심한 고령화로 공동체 전체가 소멸 위험에 있는 경우 거주민의 농업 종사 여부에 관계없이 지급해 지속가능성을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생계에 필요한 최소한의 자금을 농민에게 직접 주면 농민이 원하는 농업과 농촌을 스스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본보 심증식 편집국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좌장을 맡은 이날 토론회는 패널로 이무진 전농 광전연맹 정책위원장(왼쪽부터), 박경철 충남연구원 농업농촌연구부 책임연구원, 이수미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상임연구원이 참여했다.
본보 심증식 편집국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좌장을 맡은 이날 토론회는 패널로 이무진 전농 광전연맹 정책위원장, 박경철 충남연구원 농업농촌연구부 책임연구원, 이수미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상임연구원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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