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분처리 넘어 고품질 비료생산 중점

논산계룡축협 자연순환농업센터, 퇴·액비에 전기도 생산
액비 공급, 지역농민 호평 … 퇴비생산 확대 여건 조성 숙제

  • 입력 2018.09.09 08:00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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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퇴·액비사업은 축분처리의 개념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 액비는 원료만 축분일 뿐, 일종의 비료라 할 수 있다. 서로 성격이 완전히 다른 물질이다.”

김완주 논산계룡축협(조합장 임영봉) 자연순환농업센터 소장이 직접 종이컵에 액비를 따라 건넸다. 일단 냄새가 없다. 겉으로 봐도 양돈분뇨와는 연결점을 찾기 힘들었다. 종이컵엔 논산계룡축협이 퇴·액비 사업에 쏟은 지난 24년의 결과물이 녹아 있었다.

논산계룡축협은 지난 1994년부터 가축분뇨 자원화 사업을 시작했다. 24년이 지난 현재 이 축협은 지역에서 4곳의 축분자원화시설을 가동하고 있다. 현재는 150여 축산농가에서 일 500톤의 축분을 반입하고 있으며 연간 100만여포의 퇴비를 생산하며 지역내 자연순환농업을 지탱하는 중추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2016년에 준공한 환경부 지역단위통합관리센터에선 축분과 음식물 쓰레기 그리고 농축산부산물에서 발생한 바이오가스를 이용해 1일당 7,740㎾ 가량의 전기까지 생산한다. 이 센터에 논산에서 발생한 음식물쓰레기 전량이 반입되고 있다. 축분과 음식물쓰레기 등을 처리해야 할 오염원이 아닌 자원원료로 접근했기에 가능한 결과들이다.

논산계룡축협의 자연순환농업사업은 특히 액비사용 활성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 소장은 “양돈축분은 논산에서 하루에 900여톤 가량 발생하는데 그 중 절반을 반입해 액비를 생산하고 있다”라며 “정화처리 등을 합하면 지역내 양돈분뇨의 90%가 공공처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액비의 품질향상에도 노력하며 현재 약 2,500㏊의 농지에 액비를 공급하고 있다. 확보한 농지의 규모는 지역농민들의 신뢰와 정비례한다. 김 소장은 “센터에서 생산한 액비는 추비에 뿌려도 될 정도다. 제대로 만들면 아무 문제가 없다”라며 “골프장에도 공급하는데 스프링클러로 뿌려도 냄새가 없다. 병해충도 감소하더라”고 귀띔했다.

지역에서 발생한 가축분뇨로 만든 퇴·액비를 지역농민들이 이용하도록 유도해야 경축순환농업도 실현될 수 있다. 사진은 충남 논산시 채운면 논산계룡축협 자원순환농업센터 내 퇴비화동 전경. 한승호 기자
지역에서 발생한 가축분뇨로 만든 퇴·액비를 지역농민들이 이용하도록 유도해야 경축순환농업도 실현될 수 있다. 사진은 충남 논산시 채운면 논산계룡축협 자원순환농업센터 내 퇴비화동 전경. 한승호 기자

지역농민들 역시 센터가 생산한 액비에 좋은 평가를 내렸다. 연무읍의 한 딸기농가는 “6월에 액비를 뿌리는데 냄새도 없고 오염도 없었다”라며 “센터에서 직접 안전하게 공급하니 생산비도 절감하고 인력도 적게 들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상월면의 상추농가 역시 “지난해부터 액비를 공급받아 4월에 뿌리는데 비료투입을 줄이면서도 수확량은 20% 정도 늘어나더라”라면서 “액비를 시비한 뒤 관리에 주의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추천했다.

논산계룡축협 자연순환농업센터는 이미 축분자원화사업 성공사례로 알려져 많은 방문객들이 이 곳을 찾고 있다. 그러나 아직 센터의 모든 역량은 보여준 게 아니다. 김 소장은 “센터의 퇴비생산력은 연간 200만포에 달하지만 현재는 70~100만포 가량만 생산하고 있다. 화학비료와 수입유박퇴비 등에 밀려 축분퇴비를 더 생산하지 못하는 것이다”라며 “지역내 축산농가들의 센터활용도를 높일 수 있도록 조합과 농가 그리고 지방자치단체가 유기적으로 협의해 방안을 찾으려 한다”고 앞으로의 숙제를 전했다.

권병양 자연순환농업센터 장장은 “앞으로도 원활한 축분 수거를 통해 지속가능한 농축산업을 영위하고 지역내 유기성물질을 이용한 친환경농산물 생산에 기여하겠다”라며 “청정한 지역환경을 조성해 논산시민과 축산업의 상호상생 기반을 마련하고 지역민을 우선 채용해 일자리 창출에도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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