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 농민수당 도입 논의 어디까지 진행됐나

해남군, 내년 상반기 도입 목표로 구체적 시행안 협의 중
전농 광전연맹, 다음달 4일 토론회 … 조례 제정 요청하기로

  • 입력 2018.08.26 10:09
  • 수정 2018.08.26 10:18
  • 기자명 홍기원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전남지역에서 농민수당 도입을 두고 논의가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각 지역별로 관련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으며 전남도에 제안한 조례안도 가닥을 잡고 있다.

전남지역에서 농민수당 도입 논의가 가장 진전된 지역은 해남군이다. 해남군은 명현관 현 군수가 취임한 뒤 잠정적으로 내년 상반기경 도입을 목표로 두고 있다. 앞서 해남군농민회는 지난 5월 군수선거에 출마한 후보들과 정책협약식을 열고 농민수당 실현에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받은 바 있다.

해남군은 최근 지역 농민단체·시민단체·이장단협의회 등과 함께 구체적인 시행안을 협의 중이다. 해남군 농정과 관계자는 “명칭부터 지원대상, 예산 등은 구체적으로 결정하지 못했다. 다음달 초까지 초안을 잡으려 한다”면서 “현재 전문가 의견을 받고 있으며 확정되면 조례 제정을 통해 도입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한정된 지방자치단체 재원으로는 버겁다. 해남군이 먼저 시작해 향후 법률 제정을 통한 국가적 지원을 요구하려 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안종기 해남군농민회 사무국장은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증진하고 보상하는 데 목표를 두려 한다”라며 “가급적 논의에 속도를 내 제도 도입을 실현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지역에선 농가경영체를 등록한 1만4,500여 농가를 대상으로 월 5~10만원 정도를 지원하는 안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 지역농민들은 해남군 외에도 순천시, 강진군, 장흥군 등에서 관련 토론회를 열고 농민수당의 필요성을 알려 나가고 있다. 이 중에서 강진군은 올해부터 관할 내 모든 농가에게 논·밭 경영안정자금 지급을 시작해 농민수당에 근접한 제도를 마련한 상태다.

전농 광주전남연맹은 이와 같은 지역의 성과를 바탕으로 ‘농업의 공익적 기능 증진을 위한 농민수당 조례안’을 전남도에 요청할 예정이다. 다음달 4일엔 관련 토론회를 열고 본격적인 여론 형성에 나선다.

전농 광전연맹은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을 토대로 삼아 조례안을 가다듬고 있다. 이 법은 국가와 지자체가 농업·농촌의 발전과 공익적 기능을 증진하고 농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종합적인 정책을 수립해 시행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전농 광전연맹이 준비하는 전남도 농민수당 조례안은 직접 농업에 종사하는 농민들이 매월 균등한 지원을 받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도지사가 농민수당 지원을 위해 매년 대상 수요를 파악하고 예산에 반영하도록 규정을 둘 계획이다. 또, 농민들에겐 농업의 공익적 기능과 가치를 증진할 책무를 부여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20일 전남 장흥군 장평면 5일장 거리에서 주민들이 한 곳에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다. 주민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도 줄고 규모도 줄어 5일장도 활기가 떨어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승호 기자
지난 20일 전남 장흥군 장평면 5일장 거리에서 주민들이 한 곳에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다. 주민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도 줄고 규모도 줄어 5일장도 활기가 떨어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승호 기자

관건은 재원 마련 방안과 도민들의 여론이다. 전남지역 농가는 지난해 기준 약 14만6,481가구이며 농업경영체 수는 21만7,290곳에 달한다. 전남지역 모든 농가에 월 10만원을 지급한다해도 약 1,758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농업경영체를 지원 기준으로 정하면 필요한 예산은 2,607억원에 달한다.

이무진 전농 광전연맹 정책위원장은 “전남도와 시·군이 예산을 분담해 맡는다해도 대단히 비상한 사업이라 할 수 있다”면서도 “농정예산뿐 아니라 전체 예산을 두고 농민수당을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남도 본청의 2018년 본예산은 6조7,508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5.9%(3,773억원) 증가했다.

이 정책위원장은 “전남도에선 다음달초 농정위원회가 발족하면 함께 협의하자는 분위기다. 신임 도지사가 농민수당 도입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