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정춘추] 농민이 국민이기는 합니까?

  • 입력 2018.08.19 10:48
  • 기자명 이춘선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정책위원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민도 국민이다. 더 이상 농민의 숨통을 조이지 말라!”

곧 치러질 8.22 전국여성농민대회 대표적 구호이다. 오죽했으면 이런 구호를 내세웠을까? 그동안 우리 농민들은 촛불민심으로 탄생한 정부였기에 그래도 최소한 농민들과 소통하여 농업정책을 내놓을 것이라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농민들은 분노가 하늘을 찌르다 못해 상실감까지 느끼고 있다.

지난 2일 농민들은 그 뜨거운 폭염에도 문재인정부 규탄 및 스마트팜 밸리 사업저지를 위한 전국농민대회를 개최하였다. 지난 1년의 문재인정부 농정에 대한 규탄대회였다. 처음으로 문재인정부 규탄이라는 단어가 농민들에게서도 나온 것이다. 웬만해서는 폭염에 농민대회를 치르는 일이 드문 일임에도 농민들은 새벽밥 먹고 서울로 올라올 수밖에 없었다.

250만밖에 되지 않는 농민이기에 무시를 해도 된다고 생각했는지 지난 1년 동안 문재인 대통령 입을 통해 농업·농민이라는 단어는 단 한 번도 들을 수 없었다. 그렇다 보니 요즘 진행되는 정책들에서는 더욱 더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후보시절 밥쌀수입만은 안하겠다는 약속은 어디로 갔는지 여전히 밥쌀수입을 계속 진행하는 정부, 그동안 줄기차게 요구했던 GMO 퇴출 및 완전표시제는 들은 척도 안하면서 안전한 농산물 생산을 위한답시고 농민을 배제한 농약허용물질관리제도를 당장 내년부터 시행하겠다고 통보하는 정부, 과거 유리온실 사업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시설채소 가격폭락으로 농민들을 빚더미에 앉게 했음에도 또다시 거대한 스마트팜 밸리사업을 하겠다는 정부, 정작 핵심인 농산물 판로는 농민들에게 떠넘기고 청년농업육성·일자리 조성이라는 달콤한 청사진만 내놓으며 농민들을 우롱하고 청년을 끌어들이는 정부, 더욱이 이 사업에 수천억원의 농업예산을 쏟아붓겠다는데 정작 올해 전체 농업예산은 삭감한 정부, 마늘·양파·대파 수급조절 실패로 가격폭락에 수박·호박 등 농산물이 폭락할 때는 무관심·무대책이면서 폭염으로 농산물 가격이 올라간다 싶으면 여지없이 물가안정·수급조절을 한다느니 하면서 수입농산물을 풀어 가격을 떨어뜨리는 정부, 농산물 최저가격을 보장하라는 농민들의 요구는 묵살한 채 지난 실패한 농업정책을 되풀이 하는 정부, 이제는 하다하다 못해 당연히 농민이 가져야 할 농부권인 종자와 육묘하는 것까지 기업을 위한 종자산업법으로 개정하여 농사짓는 농민들을 오히려 규제하는 정부.

정말 이 정부가 농민들이 뼈 빠지게 농사짓고 자기 돈 내서 그 추운 겨울 촛불로 탄생시킨 정부가 맞습니까? 문재인 대통령님, 농민이 대한민국의 국민이기는 합니까?

올해는 유난히 뜨거운 폭염으로 작물이나 이를 돌보는 농민들도 힘겨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그래도 계절은 다가오는지 요즘 농부들은 여전히 배추씨, 무씨 등 가을 작물을 준비한다.

가을 작물을 준비하는 새로운 시기, 농업의 절반 여성농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명한다. 농민도 국민이다. 농민을 더 이상 등한시 말라. 문재인정부는 여성농민 전담부서 설치, 농업적폐청산과 농정대개혁에 즉각 나서라.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