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몬산토는 바이엘에 합병됨으로써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몬산토가 남긴 악영향은 여전하다. 지금도 미국엔 드웨인 존슨 씨를 비롯해 몬산토가 개발한 유독성 제초제 ‘라운드업’ 시리즈로 인해 질병에 시달리는 사람이 5,000명 이상이다. 미국뿐만이 아니다. 인도, 아르헨티나, 부르키나파소 등 세계 각지에 몬산토의 제초제와 GMO로 인해 피해를 당한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 동안 몬산토가 저질러 온, 그리고 앞으로 바이엘이 저지를지도 모를 비윤리적 기업행위에 대한 규제를 만들려는 세계 시민사회의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그 중 이른바 ‘국제몬산토재판소’란 이름으로 세계 각국의 시민운동가들과 법학자들이 모인 곳이 있어 눈길을 끈다.
국제몬산토재판소는 2016년 10월 14~16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처음으로 ‘몬산토 국제 재판’을 열며 시작을 알렸다. 당시 몬산토로부터 피해를 당한 아르헨티나, 프랑스, 멕시코, 부르키나파소 등지의 농민들과 세계 각국의 법학자, 과학자, 의사 등이 모여 증언대회와 함께 몬산토의 행위에 대한 세계 시민사회 차원의 심판이 진행됐다.
이날 대회에서 참가자들은 몬산토가 △GMO 확산을 통한 각국 식량주권 및 생물다양성 위협 △과학연구 결과 조작으로 인한 학문의 자유 침해 △정치권 대상 로비로 인한 민주주의 침해 △고엽제·글리포세이트 등 화학물질 개발·보급으로 인한 생태환경 파괴, 지속가능한 농업 파괴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참가자들은 몬산토의 이러한 행위를 ‘생태학살(Ecocide)’로 규정하며, 국제법적으로도 ‘생태학살’ 행위에 대한 명확한 처벌·규제를 가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직 국제법상 ‘생태학살’ 행위의 구체적 정의와 그에 대한 처벌규정은 별도로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국제몬산토재판소는 ‘생태학살 범죄를 저지르는 기업에 대한 국제법적 처벌규정 확립’을 위한 활동을 현재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시민사회와 양심적 법학자들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세계 각국에서 몬산토 등 생화학기업이 저지르는 반인륜적 행위에 대한 제보를 받고 있다.
현재 인도의 생태환경운동가 반다나 시바, 코린 르파쥬 전 프랑스 환경부 장관, 올리비에 드 슈터 전 UN 식량권 특별보고관, 앙드레 류 세계유기농업운동연맹(IFOAM) 회장 등이 국제몬산토재판소에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