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AI 확산 사태, 무너진 방역시스템이 원인”

검역본부, 조류인플루엔자연구진단과 설립 1년 맞아 국제 심포지엄 열어

  • 입력 2018.08.12 11:00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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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2016년 겨울부터 2017년 봄까지 국내 가금농가에 심각한 피해를 입힌 고병원성 AI 확산사태는 약화된 방역시스템 운영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농림축산검역본부(본부장 박봉균)는 지난 8일 경북 김천시 검역본부 대강당에서 조류인플루엔자 국제 심포지엄을 열고 고병원성 AI 연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전망하는 시간을 가졌다. 검역본부 조류인플루엔자연구진단과 설립 1주년을 맞아 마련된 이 자리엔 농식품부, 환경부, 질병관리본부 등 정부기관 및 유관기관 관계자 180여명이 참석했다. 검역본부는 지난해 8월 8일, AI 연구 및 진단의 종합적인 추진을 위해 조류인플루엔자연구진단과를 신설한 바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지난 8일 경북 김천시 검역본부 대강당에서 조류인플루엔자 국제 심포지엄을 열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지난 8일 경북 김천시 검역본부 대강당에서 조류인플루엔자 국제 심포지엄을 열었다.

김재홍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는 이날 우리나라 AI 대응 역사와 향후 과제 발표를 맡아 잦은 변이가 일어나는 AI 바이러스 연구와 차단방역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김 교수는 “중국은 바이러스 변화가 가장 많은 지역인데 이웃한 우리나라가 유입을 어디까지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며 “조기예찰로 초기 단계에 확산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2016년에서 2017년까지 가금류 3,800만수를 살처분한 AI 확산사태의 원인으로 약화된 방역인식과 시스템을 꼽았다. 그는 “초기엔 사후관리도 철저했는데 2014년 이후 살처분이 끝난 농장은 이동통제의 개념 없이 방치되곤 했다”라며 “지자체 방역시스템도 많이 무너져 이때가 가장 위험한 시기였다”고 떠올렸다. 이어 △AI 연구·차단방역 국제공조 △지자체 전문성 강화 △조기경보시스템 도입 등을 앞으로의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이날 심포지엄엔 세계동물보건기구(OIE) 표준실험실을 운영하는 고병원성 AI 국제협력 전문가인 란 브라운 영국 동식물위생청 박사, 타케히코 사이토 일본 국립동물위생연구소 박사, 그리고 마리 판틴-잭우드 미국 남동부가금연구소 박사도 발표를 맡았다. 이들은 고병원성 AI에 대한 수의공중보건 및 식품안정성의 위협과 각국의 발생 현황 및 최근 연구결과를 전했다.

이명헌 검역본부 조류인플루엔자연구진단과장은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대륙별 거점 국가기관 연구소 전문가들과의 인적 네트워크 및 공동 연구를 진행해 국제공조를 강화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라며 “앞으로 매년 정례화해 국제 학술정보 교류의 장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박봉균 검역본부장은 “이번 심포지엄이 해외 석학들을 초빙해 최신 정보와 연구 현황 교류 등 네트워크를 강화해 최근 대륙간 확산이 확인되는 고병원성 AI에 대한 국제 공동대응 기반을 마련하는 중요한 기회라 생각한다”며 심포지엄의 의미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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