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칼럼] 평화와 안정과 행복이 깃드는 농사를 짓고 싶다

농민은 농사지을수록 손해보고
생산비용만 부채로 남아…
건강한 농산물 생산할 권리 가져야

  • 입력 2018.08.12 09:16
  • 기자명 강정남(전남 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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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남(전남 나주)
강정남(전남 나주)

날이 더워 슬픈 짐승이여~ 소는 소대로, 돼지는 돼지대로, 닭은 닭대로 모두가 헉헉대고 있다. 자고 나면 갱신되는 날씨 온도 덕에 53년만에 처음으로 에어컨을 장만하였다. 작년만 해도 그 더운 날에도 아랑곳 않고 과수원 풀 뽑고 난 뒤 지하수 물로 샤워하고 선풍기의 품에 안기면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포기했다. 결국 나도 이 더위에 환경이고 나발이고 나죽겠다는 생각이 들어 덜렁 사버렸다. 이렇게 가다가는 정말 태양이 세상의 모든 것을 녹일 듯한 공포스러운 생각이 든다. 엿가락처럼 모든 물건들이 휘고 축축 늘어나는… 죽어라 공장을 돌려 생산한 것들이 나가면 스르르 녹아 버리는….

그렇게 되면 무엇이 제일 문제일까. 단연코 식량이다. 농사다. 기후재앙 속에서 식량이 고갈되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음… 식량을 뺏기 위한 4차 세계대전? 그렇다면 누구의 의도대로 움직일까? 자본은 의도를 넘어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정부를 컨트롤하면서 적당히 주고받는 아름다운 국가 단위는 자본을 살찌우고 자본을 방어하는 기구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그래서 자본은 국가를 존엄하게 만드는 일에 앞장서지 않는가! 위대한 자본을 보호하기 위하여 건배! 그래서 농업을 대규모화해 공장처럼 만들고 싶어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자연은 자연을 파괴할수록 재앙이 따른다는 사실을 묵과해서는 안 된다. 대규모의 농사는 그래서 위험하다. 먹을 것을 단 몇 퍼센트의 손아귀에 쥐어주면 그것이 곧 재앙이 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스마트팜 밸리를 조성한다고 한다. 나는 요놈의 농사에 영어만 들어가면 겁이 난다. UR이니 WTO니 하면서 계속되는 개방농정은 결국 농민을 반 토막에 반 토막을 만들어 쫓아내 버렸으니 어찌 겁이 안 나는가! 이제는 하다하다 스마트팜이란다. 자동화를 통한 대량의 농산물 생산은 무엇이 목적일까? 그리고 또한 그것을 추진할 수 있는 세력은 누구일까? 재벌이다. 청년들 일자리 창출 운운하며 농사청년 유입을 말하는데 참, 개코 같은 말이다. 듣기 좋은 말 걷어치우고 솔직들 해 지시라. 농촌의 문제가 자동화, 대량 규모화가 안 돼서 발생한 문제인가! 문제는 농민들이 농사를 지으면 지을수록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이윤이 발생하지 않기에 생산비용만 부채로 남으니 지속가능한 농사가 되겠는가 말이다. 해답은 농민들에게 안전하고 건강한 농산물을 생산할 권리를 주고 그에 따른 이익을 보장해 주면 되는 것이다. 재벌에게 은행도 갖게 하고 농업도 갖게 하고, 잘 하는 짓이다. 문재인정부가 드디어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하기사 처음부터 기대는 하지도 않았다. 그도 눈치가 있지, 자본의 눈치를 살펴야지 노동자·농민의 눈치를 보겠는가! 우리는 그에게 국민의 권력을 위임했으나 그 국민 속에는 여전히 노동자·농민이 빠져 있음을 빨리 알아차리지 못하는 우리가 눈치코치 없어서 민망할 따름이다.

농사는!!! 농업은!!! 소수의 것이 아니다. 우리는 평화와 안정과 행복이 깃드는 농사를 짓고 싶다. 아이들이 먹고 건강하게 자라고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먹을 수 있는 농사를 짓고 싶다. 다 같이 따뜻하게 나눠 먹을 수 있는 아름다운 세상을 원한다. 더 이상 괴물과 싸우기 위해 괴물 같은 인생을 살고 싶지 않다. 그러기 위해 정부는 농민에게 농민기본소득을 실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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