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후 발견 하자배추 회송 ‘부당’

출하자·생산단체 성명 잇따라
“생산·출하자 일방적 희생 강요”

  • 입력 2007.07.30 17:31
  • 기자명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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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농수산물공사가 가락시장내에서 배추 다듬기 금지를 위해 경매후 발견된 하자품을 회송 및 폐기 한다는 방침을 일방적으로 통보하자 출하자 및 농민단체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서울시농수산물공사는 지난 16일 이 같은 내용의 공문을 유통 관계기관들에게 통보하고 이 날부터 실시한다고 통보했다. 공사와 출하자 및 생산자단체의 입장을 정리했다.

▲ 경매 후 발견된 하자 배추를 회송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출하자와 생산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사진은 해남에서 출하되기 직전의 배추밭.

 ▶서울시농수산물공사 입장=공사는 올해 2월부터 ‘배추 다듬기 근절 방안’이라는 방침을 세우고 실시하고 있지만 시장 내에서 다듬기 문제가 계속 발생하자 ‘다듬기 주행위자인 하매인에 대한 행정조치 곤란함’이라는 이유를 들어 유통인과 출하자단체들에게 이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 따르면 도매시장법인은 경매 전 정확한 상품 평가를 통해 농산물 표준 규격에서 정한 상품만 경매·입찰을 하고, 시장내에서 다듬어서 팔 수밖에 없는 상품은 경매전 출하주와 협의해 회송 또는 폐기처분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공문에는 경매 후에 발견된 하자품(꿀통, 끝 마름, 섭한 배추, 변질부패, 가사리 등)에 대해서도 회송 및 폐기 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박병준 공사 농산물류팀 팀장은 이와 관련 “현재 단속이 강화되니까 피해의식을 갖는 일부 에서 반발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판매가 됐다고 끝난 것이 아닌데 경매후 소유권 이전 문제를 주장하는 출하자들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며, 자동차도 문제가 발생하면 리콜을 하고 있는데 농산물이라고 안 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출하자단체=이와 관련 (사)전국농산물산지유통인중앙연합회(이하 전유련, 회장 임재형), 전국농민총연맹 등 농민단체와 지역 농협들과 공동으로 지난 24일 성명을 발표하고 공사의 이 같은 방침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전유련은 성명에서 “그동안 공사는 도매법인과 7차례, 중도매인과 5차례 등 사전 협의를 거쳤으나, 정작 출하 당사자인 생산자와 출하자들과는 단 한차례의 협의도 없었다.”며 “이는 공사가 평소 출하자를 무시하고 경시하는 편협적인 생각을 갖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난했다.

 전유련은 또 “피와 땀으로 생산한 농산물을 경매가 끝난 후에 가격을 조정해 주는 것도 억울한데, 이제는 중도매인이 팔다 남은 잔품까지 하자 운운하며 회송하거나 폐기조치를 해줘야 한다면 누가 보더라도 공정성과 형평성이 결여된 악법”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전유련은 특히 “경매가 끝나면 소유권이 바뀌어 출하자와 관계가 없는데도 출하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가 하면, 30도가 넘는 상온 판매장에서 판매자의 능력에 따라 시간 지체로 빚어지는 짓무름의 결과를 하자라고 규정해 회송 또는 폐기하라고 하는 것은 생산자와 출하자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유련은 이어 “이로 인해 생산자와 출하자는 엄청난 피해와 혼란을 입게 될 것은 자명하다”며 “지금이라도 도매시장에 반입되는 배추는 전면 하차를 통해 경매가 이루어지도록 하여 중도매인과 분쟁의 소지를 없애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생산자단체=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이하 한농연, 회장 박의규)도 같은 날 성명을 발표하고 공사의 조치에 우려를 표명했다.

 한농연은 성명에서 “공사에서 취하고 있는 방침은 그동안 출하자들이 사전에 발견하지 못한 하자품에 대한 자기책임을 감안하여 낙찰가에서도 평균 20%를 손해보고 가격지불을 받는 관행에 더해 출하자에게 이중고를 안겨주는 가혹한 규정”이라면서 “이 여파는 결국 출하 농민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농연은 “이번 방침에 대한 공사측의 현명한 판단과 성의 있는 재검토를 기대한다”면서 “공사의 노력 여하에 따라 대응수위를 달리해 나갈 것임을 명백히 밝혀둔다.”고 경고했다.

 〈최병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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