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팜 수출은 몽상이다

  • 입력 2018.08.12 13:02
  • 기자명 한국농정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스마트팜 농장은 경기도 화성시 화옹지구의 유리온실이다. 동부팜화옹은 유리온실에서 생산한 농산물의 90% 수출, 10% 가공이라는 조건으로 사업대상자로 선정되고 정부는 FTA기금 등 국비 106억원을 지원했다. 그런데 동부팜화옹이 사업을 포기하자 정부는 인수자 물색과정에서 90% 수출이 비현실적이라며 독단적으로 60%로 기준을 낮췄다.

의무수출물량 60%라는 변경된 조건으로 우일팜이 유리온실을 인수했다. 그런데 우일팜이 인수하고 생산 첫해인 2016년 수출물량은 24.8%에 불과했고 2017년에는 33.1%에 불과한 실정이다. 결국 우일팜에서 생산하는 토마토는 대부분 국내시장에 유통되고 있다. 이는 국내시장을 교란시켜서 토마토 가격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초에 유리온실을 건설하면서 내세운 90% 수출은 결국 농민들이 지적한 바와 같이 몽상이었음이 확인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는 정책의 실패를 인정하고 이에 따른 책임을 지기는커녕 은근슬쩍 조건을 바꿔 면죄부를 남발했다.

우일팜의 경우는 우리나라 수출농업의 현실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이다. 국내가격이 비싸고 해외시장 접근이 불리한 지정학적 조건에서 농산물을 대규모로 수출한다는 것은 허망한 꿈이라는 것을 입증시켜 준 것이다. 최첨단시설로 높은 생산성과 품질 그리고 연중생산을 통해서 안정적 수출을 할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그 결과가 어떤가. 수출은 생색내기에 불과하고 국내시장에 의존해서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정부는 올 상반기 신선농산물 수출실적이 작년 동기 대비 27.5%나 신장했다고 발표하며 수출농업의 성과를 과시했다. 그런데 이는 착시현상이다. 2017년 상반기 신선농산물 수출은 2016년에 비해 오히려 감소했다. 그러다 보니 수출량 증가율이 높아진 것이다. 2016년 대비하면 22.4% 성장이다. 그나마 수출 증가를 이끈 것은 인삼, 배 등이다.

사상최대의 신선농산물 수출이라 자랑하지만 이는 전체 농업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따지면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정도 수출이 과연 우리농업 활로라 할 수 있을까. 정부는 또다시 수출농업을 앞세워 1조원이 넘는 천문학적 예산을 투자해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추진하고 있다. 이 역시 우일팜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 자명하다. 막대한 농업예산이 시설업자와 소수농민의 배를 채우게 될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키워드
#사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