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이 출장이냐?”

안성 지역농협 간부들 농협 돈으로 외유 파문 … 농민들, 즉각 조사·처벌 촉구

  • 입력 2018.08.03 15:17
  • 수정 2018.08.03 16:02
  • 기자명 박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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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지난달 초 경기도 안성의 지역농협 간부들이 비공식조직을 구성해 농협 돈으로 해외와 국내 외유에 나선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농민들이 이를 질타하는 현수막을 안성 시내 곳곳에 내걸었다.
지난달 초 경기도 안성의 지역농협 간부들이 비공식조직을 구성해 농협 돈으로 해외와 국내 외유에 나선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농민들이 이를 질타하는 현수막을 안성 시내 곳곳에 내걸었다.

경기도 안성의 15개 지역농협 전무와 상임이사, 농협 안성시지부 관계자가 농협 돈으로 회비를 걷어 해외와 국내 외유에 나선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달 2일 <자치안성신문>의 ‘농협 상임이사·전무들 농협 돈으로 외유 논란’이란 보도를 통해 논란이 불거지자 안성시농민회, 가톨릭농민회 안성시협의회, 쌀생산자협회 안성시지부 등 안성지역 농민단체들이 조사와 처벌 등을 요구하며 즉각 대응에 나섰다.

보도에 의하면 안성 지역농협 전무와 상임이사들은 경영자협의회라는 비공식조직을 구성해 경영능력 함양을 위한 연수라는 이름으로 각 농협에 공문을 발송해 돈을 걷었다.

2017년 8월 4박6일 일정의 인도연수는 16명을 대상으로 1인당 참가경비가 135만원이었고, 최근인 지난 6월 2박3일 일정의 제주연수는 17명을 대상으로 1인당 참가경비가 40만원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일정은 관광이었다.

또한 연수 참가비만이 아니라 1년에 70만원에 달하는 회원별 연회비까지도 각 농협에서 대납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도에선 최근 사례만 드러났지만 경영자협의회라는 비공식조직은 무려 7년 동안 운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안성지역 농민단체들은 지난달 5일 성명을 통해 “농협에서는 관광이 출장인가?”라고 물으며 “농협의 경영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상임이사, 전무들이 농협 돈을 쌈짓돈처럼 썼고, 자신들의 관광 외유를 평일에 연수, 출장으로 처리한 것은 정말 농협의 도덕성이 땅에 떨어졌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성토했다. 무엇보다 조합장의 방조 없이 이뤄질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22일엔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중앙회 특별감사, 외유 관계자와 관련 농협 조합장의 조사와 처벌을 촉구했다.

논란이 일자 안성의 지역농협들은 뒤늦게 외유비용 환수에 나섰고, 농민단체와 두 차례 간담회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농민단체들은 △상임이사·전무 징계 △공식 사과문 발표 △경영자협의회의 7년간 운영 자료 공개 등을 요구했고, 지역농협에서도 대체로 이 요구를 수용하는 모양새지만 농민들의 성토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관호 안성시농민회 사무국장은 “더 큰 문제는 이런 일이 안성에서만 벌어진 일이 아니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전국적인 현황 조사를 통해 농민들의 피 같은 돈이 세는 일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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