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장기화, 농식품부 수급관리 강화

가격상승 효과 배추·무에 집중
시설하우스·과일은 비교적 양호

  • 입력 2018.08.03 14:00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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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연일 40도를 넘나드는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달 31일 국내 최대 고랭지배추 생산지인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 ‘안반데기’ 배추밭에서 농민들이 제초작업을 하고 있다. 한 농민은 “계속 가물었다가 최근에 비가 좀 내려 숨통이 트였다”면서도 “배추속이 차는 시기라 비가 더 와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 ‘안반데기’ 배추밭에서 농민들이 제초작업을 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전에 없던 폭염으로 농산물 수급불안 우려가 커짐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가 수급관리 강화에 나섰다. 하지만 폭염으로 인한 가격상승 효과가 제한적이리라는 전망에 따라 수급대책도 일단은 의례적인 수준으로 발표했다.

폭염 피해가 가장 두드러지는 품목은 배추와 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중·하순(11~30일) 고랭지 배추·무 주산지인 강원 태백·정선·강릉지역의 평균 최고기온은 32.5℃로 평년(28℃)을 크게 웃돌았다. 폭염일수(일 최고기온 33℃ 이상)가 태백 11일, 정선·강릉 15일로 최근 25년 내 최대 일수를 기록했으며 강수량은 평년의 10분의1에 그쳤다.

출하 지연과 작황 부진으로 가격은 상승세를 탔다. 지난달 하순 도매가격은 배추가 포기당 3,500원, 무가 개당 2,026원으로 평년보다 50% 이상 높았다. 폭염 장기화에 따라 이같은 가격 강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9월 출하 예정 면적이 평년대비 5%가량 늘어나 있는데다 대체품목인 얼갈이배추·열무 가격이 최근 평년대비 하락세로 전환돼 추석 전 심각한 수급불안은 없으리라는 전망이다.

시설채소의 경우 시설재배의 특성상 폭염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오히려 생육이 빨라지기 때문에 수박을 제외하곤 대부분 가격 약세를 유지하고 있다. 과일은 복숭아·포도 등 제철과일이 햇볕데임 피해를 입어 가격이 소폭 상승해 있으며, 저장물량 출하 중인 사과·배는 재고가 많아 아직까지 낮은 가격에 머물러 있다. 7월 하순 전체 농산물 도매가격은 평년보다 6.5% 높은 수준인데, 배추·무 등 노지채소 가격상승이 크게 작용한 결과다.

농식품부는 가격안정을 위해 배추 비축물량 잔량 4,000톤을 1일 100~200톤씩 집중 방출하고 채소가격안정제 물량의 출하조절을 병행할 계획이다. 무 역시 출하조절과 함께 농협매장에서 시중가격 대비 40~50% 인하한 할인판매를 실시한다.

수박·과일류 등 가격이 높은 여타 품목에도 할인행사를 실시하고 피해 과실은 가공 지원을 검토한다. 폭락을 맞은 애호박은 산지폐기 및 품위저하품 출하 억제, 도매시장 반입량 조절 등으로 가격 정상화를 유도할 방침이다.

한편 중앙단위 현장기술지원단(8개반, 84명)을 구성해 품목별 현장 기술지원을 실시하고 농약·영양제 등 약제를 50~60% 할인 공급하는 등 피해 저감을 위한 영농지원도 시행한다. 지난달 27일엔 간이 급수시설, 살수차 운영 등 급수 대책에 30억원을 지원했으며 필요 시 추가 지원을 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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