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전국의 천주교인들이 교회가 정한 농민주일을 맞아 어려운 현실에 처한 농촌과 농민들을
위해 기도했다.
지난 1995년 한국천주교 추계주교회의에서 농민주일을 설정한 이래, 천주교는 매년 7월 셋째주마다 모든 교인들과 함께 농민을 위한 기념미사를 진행한다. 천주교는 농민주일의 목적에 대해 “교회 내 모든 신자들이 우리 농촌의 어려움을 정확히 알고, 그 아픔을 마음 깊이 함께 느끼며, 농촌이 죽으면 우리도 함께 죽는다는 공동체 정신을 일깨워 농촌의 문제를 함께 해결해나가는 구체적인 실천을 결의하고 실천해나가는 데 있다”고 밝히고 있다.
강우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장은 올해의 농민주일이었던 지난 15일 발표한 ‘제23회 농민주일 담화문’에서 “한국 천주교회는 오랫동안 생명의 밥상을 지키려는 ‘우리 농촌 살리기 운동’을 펼쳐 왔다”며 “이 운동은 생명 농산물을 도시와 농촌이 함께 나눔으로써 하느님의 창조 질서를 보전하는 생태 사도직 활동이며, 이는 우리 교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교인들에게 강조했다.
또 “도시와 농촌이 상생하는 생활 공동체 운동만이 우리 모두를 살리는 길임을 명심하자”며 “농부이신 하느님 아버지를 닮아 세상 안에 생명을 심는 농민들에게 주님의 은총과 복이 충만하기를 기원한다”고도 밝혔다.
서울대교구를 비롯해 전국 각지의 교구는 농민주일을 맞아 기념미사와 더불어 특별 강연, 우리농산물 나눔·특판 등의 행사를 열었다. 현재봉 신부의 집전으로 기념미사가 진행된 한국가톨릭 수원교구 목감성당에서는 농민들이 직접 나서 농촌의 현실을 설파했다. 최현주 가톨릭농민회 수원교구연합회장은 영상자료와 설명을 통해 GMO, 식량자급률, 농산물 수입현황 등 농민들에겐 익숙하지만 도시민들에게는 아직 낯선 농업문제를 소개했다. 최 회장은 “여기 나온 가톨릭농민회원들이 모두 농업을 지키는 사람들”이라며 “어떤 종교도 농업을 지키자고 나서지 않고 있는 만큼 가톨릭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인사했다.
교인들은 예물봉헌의 차례가 되자 가톨릭농민회원들이 가져 온 각종 농산물을 제단에 바치고, 농민들을 돕기 위한 추가헌금(2차헌금)을 모았다. 미사가 끝난 뒤에는 농민들이 준비한 떡메치기 등 나눔행사도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