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무더위를 이기는 지혜

  • 입력 2018.07.22 08:00
  • 수정 2018.07.22 19:51
  • 기자명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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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대표)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대표)

농부님들에게 힘든 계절이 찾아 왔습니다. 날은 갈수록 더워지며 몸은 지친데, 할 일은 계속 늘어나기만 합니다. 무더위 속에서 땀을 흘리며 일에 몰두하다 보면 몸은 지치고 수분이 빠져나가 탈진상태에 이르기도 합니다. 또한 이런 일상이 반복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더위를 먹게 됩니다.

이러한 때에는 자칫 일 욕심을 내다간 큰일을 당하는 수도 있습니다. 우리 농부님들이 더위에도 몸을 잘 보존하기 위해선 더위가 주는 위험한 증상들을 잘 숙지하고 있다가 바로 대처해야 합니다.

더위 먹은 증상이 나타나는 원인은 과도한 땀 분비로 인해 신체에 전해질 불균형이 초래돼 발생하는 측면도 있고, 체온이 상승되며 우리 몸의 시상하부가 온도를 조절하는 기능을 잃어 중추신경과 내장소화기, 그리고 근육 등 신체기관들이 그 기능을 상실하며 발생되는 측면도 있습니다.

이유야 어떻든, 장시간 노동으로 기력이 급격히 저하되며 어지럽거나 머리가 아프고 속이 울렁거린다면 더위 먹은 증상으로 알고 바로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쉬어야 할 것입니다. 제 때에 쉬지 못해 더위로 인한 손상이 더욱 진행되면 일사병이나 열사병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일사병에 걸릴 시 체온이 오르고 어지러움과 두통 또는 구역감이 생기게 됩니다. 이런 때는 즉시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하면 좋을 것입니다. 시원한 물에 매실청이나 오미자청을 타서 먹어도 좋고 오이나 참외, 수박 등 과일을 먹어도 좋을 것입니다.

그러나 만일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면 이는 열사병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체온이 40도 이상 오르면서 체온조절중추가 그 기능을 상실한 것입니다. 의식이 좀 남아있다 해도 의식이 흐리거나 헛소리 증세를 보일 때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자칫 대처를 소홀히 하다가는 사망에 이를 수도 있으니 환자를 즉시 시원한 곳으로 옮기고 동시에 119에 연락해 병원으로의 이송에도 대비해야 합니다.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억지로 찬물을 먹이거나 냉수를 끼얹는 행위는 환자를 더욱 위험하게 만들 수도 있으므로 주의하기 바랍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무더위에 지혜롭게 대처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우선 덥다고 찬 것을 많이 찾게 되면 속이 냉해지면서 몸의 면역력이 쉽게 저하돼 신체의 방어력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평소 같으면 아무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정도의 냉한 음식들도 여름철엔 빠른 세균증식과 저하된 방어력으로 인해 쉽게 위장을 손상시킬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입맛을 잃게 되고 심하면 설사를 하게 됩니다. 따라서 여름철엔 먹는 것에 각별히 주의하고 특히 상온에 방치된 음식은 먹지 않는 게 좋습니다.

이열치열이란 말이 있습니다. 덥다고 냉한 음식만 먹으면 속을 냉하게 해 몸을 더욱 약화시키기 때문에 뜨거운 음식으로 몸을 덥혀 체온과 면역력을 증강시켜야 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여기엔 또 다른 이유, 즉 여름철엔 음식이 쉽게 부패해 가능한 한 가열해서 먹어야 좋다는 의미도 있음을 잊지 말기 바랍니다. 여름철 음식은 가능한 한 재차 가열해 먹고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음식은 아깝다 생각 말고 과감히 버릴 것을 권고드립니다.

더운 여름 더위에 지쳤을 때, 피로를 단시간에 회복시키는 좋은 음식으로는 수박, 참외 등의 과일과 더불어 유기산이 풍부한 매실, 오미자, 유자 등의 과일청을 추천하겠습니다.

또한 식사 때 좋은 음식으로는 민물매운탕을 추천드리겠습니다. 소화흡수에도 좋은 양질의 단백질과 더불어, 함께 송송 쓸어 넣은 깻잎, 쑥갓, 파 등 신선한 채소들이 어우러져 여름철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들을 제 때 공급해 줄 것입니다.

추천 드리고 싶은 한약재로는 생맥산을 권해 드립니다. 인삼, 맥문동, 오미자 등의 약재들을 소재로 해 만든 생맥산은 여름철 처진 맥을 생생하게 되돌려 놓을 것입니다.

하루 복용량은 마른 것 기준으로 맥문동 8g, 인삼 4g, 오미자 4g인데, 이것들을 끓는 물에 약한 불로 2시간 정도 달여서 먹으면 되겠습니다.

땀이 너무 많이 나서 고생인 분들에겐 황기를 추가할 것을 권합니다. 황기는 하루 8g 정도로 시작해 몸의 반응을 보며 적절히 증감하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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