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구제역 백신 개발 어디까지 왔나

진천주·포천주 내세워 다양한 백신주 개발 한창

  • 입력 2018.07.15 10:59
  • 수정 2018.07.15 11:01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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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한국형 구제역 백신 개발은 문재인정부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구제역 백신의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농림축산검역본부 구제역백신연구센터 주도로 어떤 유형의 구제역 바이러스에도 방어가 가능한 백신주 개발이 한창이다.

지난 3월 경기 김포지역의 구제역 발생은 해외에 전량 공급을 의존해야 하는 구제역 백신의 문제를 다시금 돌아보게 했다. 한국형 구제역 백신개발은 2010년 구제역 사태 직후인 2011년부터 본격 추진됐으며 2013년엔 안동주 백신 개발로 특허 출원하는 성과를 거뒀다.

현재 상용화를 추진하는 백신은 안동주가 아닌 2014년 진천주(O형)를 기반으로 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A형 구제역이 발생해 A형 구제역 백신으로는 포천주가 거론되고 있다. 한국형이라고 해서 꼭 국내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 백신만 칭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생산한 백신 모두를 한국형 백신으로 봐야한다는 견해가 주를 이루고 있다.

박종현 검역본부 백신주개발연구실장은 “진천주와 포천주는 백신 국산화의 대표로 강조하고 있다. 현재 O형 백신주는 5개, A형 백신주는 3개를 개발했으며 A22(A형) 국산화 등 앞으로도 더 개발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백신은 바이러스의 변이에 따라 방어력이 달라지기에 여러 백신주를 개발해야 광범위한 방어가 가능하다. 굳이 국내에서 발생한 바이러스주만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의미다.

검역본부가 개발한 백신 개발 기술은 백신 생산을 목표로 설립한 민간백신회사 ㈜FVC에 민관 공동연구 방식을 통해 이전할 예정이다. 박 실장은 “검역본부는 차폐동물실험실 3곳이 있어 기술이전이 수월하리라 본다”라며 “백신 생산 국산화 연구에 더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구제역백신연구센터는 국내 최초로 개방형 우리를 사용한 중대동물 전용 생물안전 3등급 실험실을 운영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제공
농림축산검역본부 구제역백신연구센터는 국내 최초로 개방형 우리를 사용한 중대동물 전용 생물안전 3등급 실험실을 운영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제공
농림축산검역본부 구제역백신연구센터는 국내 최초로 개방형 우리를 사용한 중대동물 전용 생물안전 3등급 실험실을 운영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제공
농림축산검역본부 구제역백신연구센터는 국내 최초로 개방형 우리를 사용한 중대동물 전용 생물안전 3등급 실험실을 운영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제공

관건은 백신 방어력

백신은 우선 바이러스 방어력이 강해야 한다. 박 실장은 “검역본부가 개발한 진천주는 실험 결과 중화항체역가가 50배 이상 나온다”고 자신했다. 국내 검정기준인 소 26배, 돼지 32배를 웃도는 수치다. 다만 박 실장은 실험 조건과 현장 여건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효과를 한마디로 단정짓기엔 어려운 단계”라고 덧붙였다.

최근 백신업계에서 논란이 되는 SP항체 키트 검사 방식은 앞으로 개발될 한국형 백신의 효능 검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각에선 공통 키트가 아닌 각자 개발한 바이러스주에 맞는 키트로 검사를 해야 정확한 효능을 알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백신이 다변화된 상황에서 축산농가가 백신을 접종할 때마다 다른 백신을 사용한다면 키트 검사 결과가 의미를 잃을 가능성도 있다.

구제역 상시 발생국인 중국을 이웃한 우리나라는 언제든 새로운 유형의 바이러스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차단방역과 함께 백신의 방어력도 일정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결국, 한국형 구제역 백신 개발은 이제 첫 발을 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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