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만의 식수원 더럽히는 제련소, 이대로 두고만 볼 건가”

봉화 농민들, 영풍문고 앞 1인 시위 등 석포제련소 폐쇄 위해 안간힘

  • 입력 2018.07.06 15:31
  • 기자명 한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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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지난 3일 서울 종로 영풍문고 앞에서 영풍제련소봉화군대책위원회 관계자가 제련소의 폐쇄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3일 서울 종로 영풍문고 앞에서 영풍제련소봉화군대책위원회 관계자가 제련소의 폐쇄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영남도민이 식수원으로 활용하는 낙동강의 최상류에서 아연제련소가 오염물질을 내뿜으며 50년째 가동되고 있다. 이 제련소가 위치한 봉화군의 농민들이 보다 못해 상경행동에 앞장섰다.

봉화군농민회(회장 최만억)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번 달 9일까지 서울 종로 영풍문고 앞에서 영풍석포제련소 폐쇄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소속 농민들이 3인 1조로 참여해 영풍문고로 들어가는 도시 소비자들에게 낙동강 환경오염의 실태를 알렸다. 영풍그룹 사옥은 서울 강남에 있지만, 농민들은 더 많은 시민들을 만날 수 있는 영풍문고 앞을 택했다.

지난 1970년 영풍석포제련소가 경북 봉화에 문을 연 이래, 이 제련소가 강과 대기로 방출하는 물질들로 낙동강 수질과 주변 산림이 오염되고 있다는 문제제기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지난 2월엔 오폐수 70여 톤을 무단 방출한 것이 적발돼 최초의 조업정지 행정처분을 받기도 했다.

봉화군농민회와 함께 영풍석포제련소 폐쇄를 주장하고 있는 영풍석포제련소대책위원회는 이미 두달여 전부터 대구 영풍문고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일 종각역에서 서점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피켓을 들고 있던 농민 이상식씨는 “새벽에 제련소 주변 강바닥을 갈아 엎고, 돌을 닦아내고, 죽은 물고기를 건져 치우는 모습이 수차례나 목격됐다”며 “봉화 지역 농민들은 생산하는 농산물이 오염돼 생계를 걱정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증언했다. 실제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북지원은 지난 2012년에 이미 카드뮴 기준치를 초과한 제련소 인근 농작물들을 수매 폐기한 전례가 있다.

또 다른 입구에 있었던 유금자씨는 “하류에 있어야 할 이런 공해시설이 최상류에 있는 경우는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며 “이젠 채굴할 아연 광산도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인데 막대한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제련소를 그냥 보고만 있는 것이 이해가 안간다”고 토로했다.

붕화군농민회와 대책위는 “1,300만 영남인들이 먹고 마시는 식수원이 중금속으로 오염되도록 방치한 환경부와 정부도 함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야한다”며 “폐쇄이전을 위한 절차와 동시에 실업과 지역경제의 붕괴를 걱정하는 주민들을 안심시킬 대책도 함께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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