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나온 책] '農은 생명이고 밥이 민주주의다'

‘춤추며 싸우는 농민’ 사랑한 김성훈 전 장관, 칼럼집 출간

  • 입력 2018.07.06 11:08
  • 수정 2018.07.06 13:08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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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김성훈 전 장관의 칼럼집 '밥이 민주주의다'
김성훈 전 장관의 칼럼집 ' ‘農은 생명이고 밥이 민주주의다'

우리나라 농업정책이 허튼 길을 걷고 있다고 매섭게 꾸짖는 김성훈 전 장관이 ‘인생 여든의 들머리에서’ 또 한 권의 농정 칼럼집 ‘農은 생명이고 밥이 민주주의다(도서출판 따비, 349쪽)’를 발간했다. <한국농정>과 프레시안 등에 농업·농촌·농민을 주제로 기고한 글을 모아서 한 권으로 묶었다. 책이 나온 날짜는 김 장관의 팔순 생일과 같은 6월 23일이다.

김 장관은 이 책 서문에 태어난 때부터 현재까지의 인생여정을 일기를 적듯 써내려갔다. 100일도 안 돼 어머니 품에 안겨 만주땅을 건너간 이야기부터 1945년 8.15 해방으로 압록강을 건널 때 이야기 그리고 책 때문에 초근시가 된 어린 시절 사연까지 근대사를 배경으로 개인사가 펼쳐진다. 본격적인 농학도가 된 서울대 농대 3학년 시절, 농대생 1,000명을 이끌고 “농촌은 외친다, 도시부터 개혁하자”는 구호로 서울대 문리대까지 백리길에 나선 대학생 김성훈은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을 대신해 당시 농림부장관과 면담을 하고 ‘획기적인 농정개혁과 사회혁신’을 요구하는 보람도 맛본다.

김대중정부 시절인 1998년 초대 농림부장관에 임명된 김성훈 장관은 “진정한 명예를 지키려면 정치를 멀리하라”는 아버지의 당부를 뿌리치지 못해 ‘외도’했다고 자책하면서도 그 자리에서 ‘물불을 가리지 않고 개혁에 앞장섰다’고 회고했다.

이제 다시 ‘시민운동’이라는 천직으로 돌아온 김 장관은 팔순을 앞두고 2017년 경실련 등 모든 시민단체의 직함에 대해 ‘셀프 퇴임’ 선언을 했지만 여전히 포기할 수 없는 일은 ‘안전한 밥상을 지키는 일’이라는 점을 주저하지 않는다.

김 장관은 아파트 옥상에서 쿠바식 상자농법으로 유기농을 계속 하고 있다. 유전자조작식품(GMO) 반대 운동에도 퇴임은 없다는 김 장관은, 매달 한번씩 <한국농정> 농사직썰 칼럼을 통해 ‘나 홀로 시민운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한국농정> 농사직썰 칼럼을 비롯해 농업에 대한 애정 어린 걱정의 글들을 모은 이번 책은 4년 전 ‘워낭소리, 인생 삼모작의 이야기’ 후속 칼럼집인 셈이다.

‘農은 생명이고 밥이 민주주의다’는 1부 GMO, 죽음의 밥상을 걷어치워라, 2부 3농, 농민을 살리고 농업을 살려야 나라가 산다, 3부 상생, 더불어 살며 미래를 그리다, 4부 함께 나눈 말과 생각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책에서 김 장관은 “국민의 밥상 위에 유전자조작식품이 올라가도록 방치할 수 없다. 친환경 유기농으로 사람의 몸과 이 땅의 흙과 물, 모든 동식물을 살리는 일을 멈출 수 없다”면서 “농업을 살리는 일이 생명을 살리는 일이요, 밥상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이라고 평생 올곧게 지켜온 농업·농촌·농민을 중심에 두는 신념을 거듭 강조한다.

김 장관은 과거 FAO에서 일하면서 중국을 70여회 방문한 것을 비롯해 북한에도 12차례 방문했다고 서문에 밝히며 “그 때 우리가 심은 전나무들이 어떻게 자랐는지 궁금하다. 금강산을 다시 가 볼 수 있을까” 물었다. 4.27 판문점선언의 역사적 결실을 맺은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미정상회담까지 순항하며 한반도에 평화기운이 가득하다. 곧 금강산 길도 열리겠다고, 우리 농업도 빨리 통일농업 채비를 갖춰야 한다고, 칼럼 한 편 또 부탁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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