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농업선도고교로 도약 준비하는 홍천농고

  • 입력 2018.07.01 11:11
  • 수정 2018.07.02 10:25
  • 기자명 한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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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지난달 26일 홍천농고 원예과에서 노지채소를 실습하는 학생들이 선생님 지도 아래 들깨 모종을 만들고 있다.
지난달 26일 홍천농고 원예과에서 노지채소를 실습하는 학생들이 선생님 지도 아래 들깨 모종을 만들고 있다.

 

홍천농업고등학교(홍천농고)는 현재 강원도 내에서 유일하게 남은 ‘순수 농고’다.

지난 2016년 미래농업선도고교로 지정된 홍천농고는 학생들을 원예와 축산자원으로 나눠 선발하고 현장 실습을 중심으로 한 직업교육을 진행한다. 첫해엔 국어·수학·영어·역사·예체능 등 기초과목을 가르치는 동시에 선택한 농업전공(원예·축산) 전반에 대한 기초교육이 진행된다. 특히 작년부터는 졸업 후 바로 영농에 뛰어들 수 있도록 창업교육을 교과과정에 포함시켰다.

1학년 때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던 기초과목 수업은 2학년이 되면 1/3 가량으로 줄어들고, 본격적으로 실무실습이 시작된다. 학생들은 2학년으로 진급하는 동시에 세부전공을 정하고 관련 실습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원예 중에서도 노지채소를 선택한 아이들은 이날 하우스 안에서 파레트를 사용해 들깨 모종을 만드는 실습을 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최인수(18)군은 “집이 양배추·고추 농사를 짓다보니 자연히 익숙한 노지채소를 골랐다”며 “친숙하지만 모르는 내용도 태반이라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 찾다보니까 이 학교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최군은 나중에 무엇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농사에도 관심이 있고, 씨앗을 다루는 연구원도 돼 보고 싶다“고 꿈을 밝혔다.

홍천농고 축산자원과 김성우(18)군이 산란계사에서 선별기를 다루고 있다.
홍천농고 축산자원과 김성우(18)군이 산란계사에서 선별기를 다루고 있다.

 

축산자원과 김성우(18)군은 하루 2,200개의 달걀을 생산하는 산란계사의 선별기계를 능숙하게 다룬다. 나중에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축산을 다루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는 김군은 “현장 상황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AI·살충제 계란 등에 대해) 농가 전체를 비판하고 있는 여론이 안타깝다”며 축산 현안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다.

오로지 실습만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3학년이 되기 전에 농기계작업·전기설비·농축산물 가공 기술을 습득하는 것도 2학년의 중요 과정이다. 자영농고는 고교 졸업 후 바로 영농에 뛰어들 수 있는 농민 육성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졸업 신분으로 농업에 안착하는 사례도 배출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다음 단계로 대학 진학을 준비한다.

실습현장을 안내한 고강호·이루리 부장교사는 “우리 학교에서 가르치는 지식만으로도 ‘자립영농’을 하는 데 부족함이 없는 수준”이라며 “갓 졸업하고 아무 기반도 없이 혼자서 바로 농사에 뛰어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면이 있고, 농업전문대학에서 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점 등이 학부모의 선호도와 함께 크게 영향을 미쳐 대학 진학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농고가 아이들의 영농창업을 이끄는 실질적인 요람이 되기 위해선 정부의 보다 많은 사후관리가 뒷받침 돼야한다는 게 학교의 생각이다. 민병하 홍천농고 교장은 “정부에서 영농창업 교육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졸업 후에 농업에 종사할 기반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20살 농민이 자본 없이 창업하길 바라는 것은 무리다. 졸업 이후에도 기반을 잡을 때까지 정부가 관리해 영농인으로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홍천농고 원예과 학생들이  박인자 산학겸임교사의 화훼가공(꽃꽂이) 수업을 듣고 있다.
홍천농고 원예과 학생들이 박인자 산학겸임교사의 화훼가공(꽃꽂이) 수업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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