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농업의 미래, 농고에서 찾아보자

강종원 강원연구원 성장동력연구부장

  • 입력 2018.07.01 00:35
  • 수정 2018.07.01 00:41
  • 기자명 강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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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종원
강원연구원 성장동력연구부장

4차 산업혁명에서 가장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는 부문이 농업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또 미래 성장산업의 한 분야로 생명산업(농업)을 꼽고 있다. 그래서인지 귀농·귀촌에 관심도 높고 실제 귀농·귀촌을 하는 사람들도 많고, 지역에서는 이들을 유치하려고 여러 가지 지원 사업을 제시하고 있다. 농업·농촌이 최근처럼 이렇게 관심 받기는 처음인 것 같다. 과거에는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나 관심 있는 사람들끼리만의 대상이었는데, 지금은 사회 전반에 걸쳐 미래산업으로, 제2의 인생과 삶의 터전으로 농업·농촌이 관심을 받고 있다. 물론 예전에도 ‘농사나 짓고 살지’라고 했다. 그렇지만 그때와 지금의 상황은 확실히 많이 바뀐 것 같다.

미래산업, 성장산업, 귀농·귀촌 등등 농업이 각광을 받는 것 같지만, 그래도 바뀌지 않는 것이 있나 보다. ‘내 자식만은 농사를 짓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다. 청년 농업인에 대해 말은 많지만 이들을 어떻게 육성하겠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과거에는 지역별로 있던 농고가 대부분 없어져 도 단위에 한 개 정도만 남았거나, 일반고로 전환되면서 농관련 학과 1~3개로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마저도 농업계의 의지가 반영되기는 쉽지 않다. 학교는 교육에 관한 사항이라 교육부, 지역교육지원청 등의 의지가 매우 강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년 전 3개의 미래농업고등학교를 지정하였다. 지정 후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학생들로부터 그리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졸업생은 창업을 하거나, 지정된 상급학교에 진학할 수 있다. 또 졸업 후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나마 미래농업고등학교는 운영이나 졸업 후 진로를 보면 일반고 농과계열 학과보다 나은 편이다. 일반고 농과계열 학생들은 농업관련 선생님들과 학생들만 고민하고 있다. 졸업 후 무엇을 해야하는지, 농사는 고사하고 취직할 곳도 없고, 진학도 힘들고 총체적 난국이다.

농업의 미래가 밝다고 하는데 정작 기초 단계의 농업교육 체계에 대해서는 사회의 관심이 없다. 심지어 농고, 농과계 학과가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도 많다. 농고를 나와 농업 관련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농과대학도 일반계 고등학교 출신 학생들이 대부분 진학한다. 대학 졸업생 역시 농업관련 일을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교육은 백년을 내다 본다는데 농고 교육 상황을 보면, 우리나라 농업의 미래는 불투명해 보인다. 농고는 농림부나 교육부 그리고 지자체에게도 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농업이 나아갈 길은 스마트 농업, AI·IoT 농업 등이 아니라 농고를 어떻게 살릴 것인지, 우수한 학생들을 어떻게 유치할 것인지, 농업의 미래가 정말 밝은지를 학생들에게 그리고 사회 전반에 알리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과거 농고는 대한민국 농업 인력양성의 근간이었다. 시대가 바뀌고 환경여건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인력양성을 위한 기본 방향이다. 청년농업인 육성을 위해 농업계 고등학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농고 학생들이 핵심농업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비전과 목표를 설정하고 정책적으로 적극 지원해야 한다. 커리큘럼도 혁신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예를 들어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교육, 드론, 3D프린팅, 스마트팜, 푸드테크, 가공, 유통, 세무, 회계 등의 교육도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졸업 후 창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교육과정이 있어야 한다. 창농을 원하는 학생들에게는 졸업 후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고, 농업 관련 전후방산업에 창의적 아이디어가 있고 의지가 있는 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 방안도 제시해야 한다. 많은 젊은이들에게 농업에 희망이 있음을 보여주고 농업을 직업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농촌이 소멸 위기에 놓여 있다고 한다. 귀농·귀촌인을 많이 유치하여 그나마 농촌을 유지하려는 정책을 정부나 많은 기초자치단체에서 진행하고 있다. 귀농·귀촌인 유치가 정말로 농촌 소멸을 해결할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젊은이들이 농촌으로 돌아와야 농업이 살고 농촌에 활력이 넘칠 수 있다. 청년농업인 정책과 농촌소멸 방지 그리고 농업의 미래는 농고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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