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원의 농사일기 52] 질소

  • 입력 2018.06.24 00:54
  • 수정 2018.06.24 00:56
  • 기자명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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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물을 재배하는데 꼭 필요한 비료 성분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질소(N), 인산(P), 칼륨(K), 칼슘(Ca), 마그네슘(Mg), 유황(S) 등은 물론 붕소(B), 염소(CI), 구리(Cu), 아연(Zn) 등 미량원소가 그것이다. 어느 것 하나라도 부족하거나 빠지면 작물의 성장과 생리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농부는 늘 작물의 상태를 관찰하고 신경을 써야 한다.

3년차 농부가 이제야 겨우 깨달은 것은 이러한 성분 중에서도 작물이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질소의 공급이 유기농에선 그리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관행 농업에서는 요소비료를 사용하면 쉽게 질소를 공급할 수가 있다. 요소 20kg 한포의 46%가 질소성분이라고 하니 대단한 양이다. 공기 중의 약 70~80%가 질소인데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개발된 질소고정 기술을 이용하여 공기 중의 질소를 추출하여 만들어 놓은 대표적인 화학비료가 요소비료이다.

생각해보면 요소비료와 같은 화학비료의 발명은 식량의 증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쳐 인류의 안정적 식량공급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를 지속적으로 과잉 사용함에 따라 토양이 산성화 되어 황폐해지자 화학비료 사용을 자제하려는 움직임이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다. 특히 친환경 유기농업을 할 경우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작물에 필요한 영양소를 어떻게 공급해야 할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가 되어 있다.

그래서 친환경 농사를 짓는 농부들은 유기질 함량을 높여 땅심을 높이기 위하여 호밀과 같은 녹비작물을 이용하는 초생재배를 하는가 하면 패화석 등의 토양개량제를 넣어주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생선, 나뭇잎, 동물분뇨, 콩깻묵 등을 직접 발효시켜 질소성분을 보충하기도 하고, 구아노를 구입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그밖에도 친환경 액비인 4종 복합비료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기도 한다.

화학비료인 요소비료를 사용하면 작물에 필요한 질소를 적은 비용으로 쉽게 공급할 수 있는데 친환경 농업 특히 유기농업은 온갖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비교적 질소성분이 많이 함유된 퇴비나 구아노 유박 등은 가격이 만만치 않게 비싸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제조하여 사용하는 것이 좋은데 엄청난 노력과 시간을 쏟아야 가능하다. 유기 농산물은 비용으로만 따진다면 뭘 생산해서 팔던 크게 남을 것 같지가 않다. 그럼에도 친환경 농사를 지어서 그 수입만으로 생활하는 농민들을 보면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명색이 친환경 농사꾼임에도 불구하고 퇴비도 구입하여 사용하고 있고 구아노도 사서 쓰고 있다. 4종 복합비료도 양양친환경농민회에서 공동으로 만들어 제공하고 있는 것을 사용한다.

지금까지는 친환경으로 농사짓는 재배 방법을 배우고 익히는데 힘을 쏟았다면 앞으로는 직접 퇴비를 만들어 질소를 비롯한 영양분을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작지만 음식물 찌꺼기 퇴비 만드는 작업부터 얼마 전에 시작했다. 앞으로 유기농에 적합한 4종 복합비료도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생선이나 해초 발효액비도 만들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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