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유통계열사 통합 ‘갈등’

농협 경제지주 “내년 1월 1일까지 운영통합” … 농유노련 “노사 협의체 구성해야”

  • 입력 2018.06.17 13:28
  • 기자명 박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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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농협 하나로유통에서 4개 유통계열사에 지난달 2일 발송한 ‘소매유통 운영통합 추진계획(안) 공문’에선 운영통합의 개념을 “(계열사) 판매장은 판매에만 주력”이라고 설명했다.
농협 하나로유통에서 4개 유통계열사에 지난달 2일 발송한 ‘소매유통 운영통합 추진계획(안) 공문’에선 운영통합의 개념을 “(계열사) 판매장은 판매에만 주력”이라고 설명했다.

농협 경제지주가 농협 하나로유통을 중심으로 농협유통, 농협충북유통, 농협대전유통, 농협부산경남유통 등 유통계열사 통합을 전면화한 가운데 노동자들의 반발이 거세지며 갈등을 빚고 있다.

농협 경제지주는 지난 4월 유통계열사에 운영통합을 추진하겠다는 공문을 발송했다. 주요 내용은 농협 하나로유통이 재무회계, 인사, 발주, 이익관리, 마케팅 등 본사기능을 맡고 유통계열사는 판매기능에 집중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4개 유통계열사 노조로 이뤄진 농협유통노조연대(농유노련)가 반발하고 나선 것.

농협중앙회가 조직통합을 명분으로 4개 유통계열사의 구매권을 서서히 강탈해 현재는 손익을 내기도 버거운 상황이며 근로조건 등의 변경이 노동자의 생존권 문제 임에도 지난 2년 동안 주요 관계자와의 수차례 면담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는 게 농유노련이 밝힌 배경이다.

농유노련은 여기에 더해 “농협중앙회가 구매 효율화, 판매 활성화를 명분으로 2009년 청과사업을 시작으로 2010년 가공·생필품 구매권까지 가져갔으며 독립법인인 유통계열사 판매장에서 고객성향에 맞는 상품 판매나 가격 책정 등 독립된 경영권도 행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농유노련은 지난 1일 서울시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 앞에서 ‘유통자회사 강제적 운영통합 저지 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농유농련은 현재 운영통합보다 조직통합이 먼저라며 △강제적 운영통합 철회 △노사간 통합 논의 협의체 구성 등을 요구하고 있다.

농협의 유통계열사 통합은 지난 몇 년간 공전해왔다. 농업계에선 농협이라는 이름을 걸고 있음에도 유통계열사별로 들쭉날쭉한 운영으로 ‘고비용저효율’의 대표적 모습을 보인만큼 유통구조 개선을 통한 경쟁력 제고의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국정감사 등을 통해서도 지적된 바 있다.

하지만 농협에선 유통계열사별 노조가 다르고 노동조건이 천차만별인데다 통합 시 치르게 될 세금 등을 이유로 통합 추진이 쉽지 않다는 의사를 내비쳐왔다. 외부에선 농협이 60여명에 달하는 계열사 등기임원을 포기하지 못해서인 것이라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이를 근거로 지난해 농협이 사실상 유통계열사 통합을 철회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최근 김원석 농협 경제지주 대표이사는 “직을 걸고 내년 1월 1일까지 유통계열사 운영통합을 완료하겠다”며 “안 되면 인사권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농유노련이 강경대응을 예고하는 가운데 유통계열사 통합을 둘러싼 갈등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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