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실은 죄가 없다

  • 입력 2018.06.10 11:28
  • 수정 2018.06.11 09:18
  • 기자명 한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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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6월, 매실 따는 시기다. 수확철만 되면 ‘전가의 보도'처럼 매실 독성에 대한 뉴스가 확대 재생산된다. 그 중심엔 일부 전문가와 언론이 있다. 이들의 ‘어긋난 이중주'에 매실 수확에 나선 농가는 곤혹스럽다. 지난 6일 전남 구례군 구례읍 계산리의 한 매실농원에서 차종환(56)씨가 올해 첫 매실을 수확하고 있다. 차씨는 “농가 생존의 문제”라고 지적했다.한승호 기자
6월, 매실 따는 시기다. 수확철만 되면 ‘전가의 보도'처럼 매실 독성에 대한 뉴스가 확대 재생산된다. 그 중심엔 일부 전문가와 언론이 있다. 이들의 ‘어긋난 이중주'에 매실 수확에 나선 농가는 곤혹스럽다. 지난 6일 전남 구례군 구례읍 계산리의 한 매실농원에서 차종환(56)씨가 올해 첫 매실을 수확하고 있다. 차씨는 “농가 생존의 문제”라고 지적했다.한승호 기자

 

실추된 매실의 이미지가 좀체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독성 논란으로 한 차례 크게 유명세를 탄 시기를 전후해 추락하기 시작한 매실 소비가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매실이 독성성분을 품고 있다는 사실은 2010년대부터 조금씩 뉴스나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주의사항을 숙지하기만 하면 문제없이 먹을 수 있다는 점, 우리가 전통적으로 매실을 섭취하는 방법이 독성을 제거하는 방법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는 점에서 크게 이슈가 되진 않았으나, 소비는 하락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지난 2016년 맛 칼럼니스트를 자칭하는 황교익 씨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청매실은 무조건 먹지 말아야한다’고 언급한 것이 결정타가 됐다. 영향력 있는 라디오 코너에서의 주장은 ‘매실에 독성 함유’라는 제목을 단 기사로 재생산되며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청매실로 청을 담가 먹게 된 건 농민이 편의를 위해 청매실만을 주로 수확하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라는 주장까지도 나왔다.

물론 정말로 매실을 먹는 것이 몸에 유해하다면, 혹은 잘못된 섭취 방법이 존재한다면 얼마든지 알려야하는 게 전문가와 언론의 의무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가 매실을 먹어 온 방법이 해로운 방법이 아니라는 건 황씨의 발언이 논란이 된 이후 많은 전문가들이 나서 일관된 반박을 내놔, 검증이 완료됐다.

이제는 논란거리가 될 이유가 전혀 없음에도, 올해 수확철 역시 비슷한 유형의 ‘매실 때리기’가 반복되고 있다. 한 전문가의 독성 언급을 소재로 또다시 고개를 든 매실독성론은 떨어지는 가격 때문에 점점 힘이 부치는 매실 농가들에게 시름을 더하고 있다.

1차적으론 내용의 핵심과 문맥을 고려하지 않고 그저 자극적인 제목을 통해 이목 끌기에 집중하는 정보의 1차 가공자, 즉 언론들의 책임이 막중하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아니면 말고’ 식으로 현재까지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최초유포자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단언컨대 매실은 죄가 없다. 또 그간 매실을 먹는 방법으로 덜 익은 열매로 만든 청과 장아찌를 선택한 우리들, 여전히 따자마자 물러지는 황매실을 팔 방법이 없어 불가피하게 덜 익은 매실을 팔고 있는 농민들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농정>은 아직도 누군가의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을 매실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오해를 바로잡고자 다시 한 번 정확한 정보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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