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보조금 받는 농민단체, 정치적 중립 지켜야 한다?
시 보조금 받는 농민단체, 정치적 중립 지켜야 한다?
  • 원재정 기자
  • 승인 2018.06.08 14: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포항시공무원, 선거 개입에 농민 겁박까지
전농 경북도연맹 “보조금으로 갑질 … 구시대적 발상”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경북 포항지역 농민단체가 6.13 지방선거에 출마한 특정 후보 지지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를 포항시청 공무원이 막아나서는 납득하기 힘든 상황이 벌어졌다. 시의 보조금을 받는 단체는 정치행위를 할 수 없고 법적 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고 언급하는 등 ‘농민 겁박’도 서슴지 않았다.

농민들은 공무원들이 자유한국당 출신 현 시장을 돕고자 하는 방해로 규정하고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위반에 대한 법적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전농 포항시농민회(회장 임종한)는 지난 4일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보수정당 중심의 정치기득권 교체를 바라며 더불어민주당 허대만 포항시장 후보 지지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러나 기자회견이 순탄하지 않았다. 포항시청 허윤수 농업정책과장이 기자회견을 저지한 탓이다.

포항시청 허 과장은 “시의 보조금을 받는 단체에서 이런 정치행위를 할 수 없다”, “모두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강하게 농민들을 몰아세웠다.

포항시농민회측도 “단체에서 지지성명을 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며 공무원의 정치적 편향 발언에 더 문제가 있다고 맞받았다.

양이석 포항시농민회 사무국장은 기자회견이야 끝냈지만, 공무원으로선 해선 안 될 말을 거리낌 없이 한다는 게 문제다”면서 “그런 행동이 잘못됐다는 걸 모른다는 게 실은 더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전농 경북도연맹(의장 황병창)도 5일 성명을 통해 ‘공무원의 선거개입, 불법협박’을 규탄했다. 경북도연맹은 “선거권을 가진 국민으로 자유로운 정치행위는 당연히 최대한 보장받고 보호돼야 할 헌법적 권리다. 포항시 농민들 또한 농민의 권익을 위해 정치활동을 하고 누구도 지지할 수 있다”면서 “포항시 농업정책과장 말대로라면 전국 수많은 농민단체 모두 불법행위를 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유독 자유한국당 출신 현 시장에 반대되는 지지선언에 이런 겁박과 불법 협박을 자행한 포항시 농업정책과장은 지역 농정과 농민단체에 직접적 영향을 행사하는 자리에 있다”면서 “공무원의 선거개입을 금지한 선거법을 위반한 심각한 범죄행위로 볼 수 있으며, 보조금을 가지고 농민을 주무를 수 있다는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성토했다.

7일 포항시 농업정책과 관계자는 “선거관리위원회에 확인해 보니, 보조금 지원 받는 단체의 정치적 중립 관련 조항이 2007년부터 삭제된 듯하다”며 기자회견을 막아나선 행위가 부적절했다는 점을 에둘러 인정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