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갑질’에 맞선 노동자의 ‘을질’ 선언

협동조합노조 ‘노동존중 농협 만들기 캠페인’ 나서 … 현실적 징계 등 대책 마련 촉구

  • 입력 2018.06.08 14:47
  • 기자명 박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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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전국협동조합노조는 지난 4일 서울 농협중앙회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협 내 직장갑질이 추방될 때까지 ‘을질’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사진). 대기업 ‘갑질’ 문제가 사회적 화두로 부상한 가운데 그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조직 중 하나가 농협이라서다.

협동조합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동존중 농협 만들기 캠페인’에 나서겠다는 뜻과 함께 농협에서 이뤄진 대표적 갑질사례를 발표했다.

협동조합노조에 의하면 전남 광양원예농협의 경우 출장지에서 벌어진 술자리에서 상급자가 하급자를 소주병으로 내리치는 폭행사건이 발생했다. 경기 평택축협에선 대의원이 업무시간에 사무실에서 직원을 마구잡이로 폭행했다고 한다. 이외에도 다수의 지역농축협에서 성추행과 성희롱, 폭행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협동조합노조는 “느티나무가 서있는 시골의 조그마한 농협이 목가적인 풍경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 곳 폐쇄적인 직장에서는 범 없는 계곡에서 여우가 왕노릇 하듯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진 조합장들과 책임자들이 밤낮으로 노동자들을 괴롭히고 있다”며 “전국의 조합장들을 만나 경영자와 노동자가 농협의 일원으로서 농협을 일궈나갈 수 있도록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협동조합노조는 또한 “전국의 고객들과 만나 농·축협 노동자들 역시 누군가의 소중한 딸·아들이며, 아빠·엄마라는 당연한 사실을 알려나가며 을들끼리 괴롭히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설 것”이라며 “단체협약과 각종 홍보수단을 통해 농협 내 직장갑질이 완전히 추방되고 일할 맛 나는 일터를 만들어 나가는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경신 협동조합노조 위원장은 “농협중앙회장을 300여명의 조합장들이 선출하고 있는데 직선제가 하루 빨리 실현돼야 노동존중 농협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협동조합노조는 농협중앙회에 △직장갑질 추방 계획 △레드휘슬(익명제보센터) 확대 △현실적인 징계 방침 마련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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