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오름세, 조벼 수확기까지 유지돼야

농가 쌀 소득, 8월말 조생종 쌀값이 ‘좌우’
농경연 “정부 공매 없으면 단경기 18만원 넘어서”

  • 입력 2018.06.08 11:58
  • 수정 2018.06.10 11:48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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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수년간 저점을 헤매던 쌀값이 올해 회복되고 있다. 문재인정부가 농정 제1공약인 ‘쌀값 안정’을 실천하려면 8월 말 조생종 벼 수확기까지 현 시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현장의 목소리다.

지난달 25일 통계청 산지쌀값은 80kg 한 가마 기준 17만3,180원으로 열흘 전인 15일 17만2,608원 보다 572원 올랐다. 최근 산지쌀값은 쌀값 폭락기인 지난해를 기준으로 보면 ‘폭등’ 수준이지만 쌀 목표가격 18만8,000원에는 여전히 도달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문제는 소비자물가 관점에서 최근 쌀값이 경고대상으로 취급받고 있다는 점이다. 주요 언론들 역시 ‘쌀값 고공행진’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4일 기준 쌀 20kg 소매 평균 가격이 4만7,402원으로 발표되자 ‘1년 전 보다 35.9%(1만2,506원) 상승’이라는 단순비교로 쌀값이 마치 물가상승의 주범인양 몰아가는 중이다.

쌀값 안정을 위해 정부양곡을 방출해야 한다는 여론도 형성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김창길)은 6월 쌀 관측정보를 통해 정부 공매가 없으면 단경기(7~8월) 평균 쌀값이 18만원수준 이상으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농경연은 또 “8월 중순에 산물벼가 소진될 것으로 추정된다. 극조생종 수확이 8월과 맞물려 시중에 유통될 수는 있지만 물량이 적어 산지유통업체의 재고 부족물량 만큼을 채우는 데는 역부족”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농촌현장에서는 최근 상승한 쌀값은 농민들과는 상관없기 때문에 조생종 벼가 수확되는 시기까지 현 시세가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북 익산에서 벼농사를 짓는 한 농민은 “지금 시중 쌀값 높은 것과 농민 소득은 전혀 상관이 없다. 농민들이 쌀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문재인정부가 쌀값 안정을 가장 중요한 공약으로 꼽은 만큼 상승세인 쌀값을 농민들이 체감하려면 올 가을 수확기 쌀값이 올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8월 하순 수확을 시작하는 조생종 쌀값이 전국 수확기 쌀값을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그런데 정부가 쌀값 관리를 한다면서 꼭 조생종 벼 나오기 전에 정부양곡을 방출하는 바람에 쌀값이 곤두박질 친 것이 여러 번”이라고 우려를 더하면서 “수입쌀이나 정부양곡 방출 카드는 절대 꺼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김영동 전국쌀생산자협회 회장은 11일 농식품부에서 정부양곡 방출 문제로 회의가 있을 예정이라며 현재 산지쌀값이 17만3,000원 선인데 김영록 전 장관이 17만5,000원까지 올리겠다고 한 말에 농식품부가 책임을 지려면 아직 시장에 개입해선 안된다고 분명한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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