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꿎은 소 60마리 폐사시킨 국방부의 ‘기밀공사’
애꿎은 소 60마리 폐사시킨 국방부의 ‘기밀공사’
  • 배정은 기자
  • 승인 2018.06.08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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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군부대 공사 소음·진동 피해 … 소 죽음 원인 과학적 증거 내놓으라는 국방부에 분통

[한국농정신문 배정은 기자]

올해에만 22마리가 죽었다. 전남 담양군 무정면의 한 한우농가에서 지난 2016년 12월부터 현재까지 죽은 소와 어미소가 유산한 것까지 합해 60여 마리의 소가 폐사하는 일이 벌어졌다. 농장주 가족은 군부대 공사 때문이라며 국방부를 상대로 공사 중단 및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4일 2016년 11월부터 시작된 군부대 공사로 한우 60마리가 죽는 피해를 겪은 장세덕씨의 농가를 찾았다. 장씨는 육군본부와 주고받은 문서, 소가 죽은 원인을 분석한 가축위생시험소의 소견서 등을 보여주며 답답한 마음을 털어놨다. 장씨 가족은 지난 4월부터 국방부에 공사 중단과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4일 2016년 11월부터 시작된 군부대 공사로 한우 60마리가 죽는 피해를 겪은 장세덕씨의 농가를 찾았다. 장씨는 육군본부와 주고받은 문서, 소가 죽은 원인을 분석한 가축위생시험소의 소견서 등을 보여주며 답답한 마음을 털어놨다. 장씨 가족은 지난 4월부터 국방부에 공사 중단과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4일 찾은 담양군 무정면 오룡리 장세덕(66)씨의 농장은 소음 없이 조용했다. 장씨 가족은 지난달 30일 청와대와 국방부 앞에서 피켓시위를 한 이후로 공사 소음이 들리지 않고 있다고 했다. 장씨의 농장 바로 뒤에서는 국방부가 기밀로 추진하는 군부대 공사(913-1-C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 공사는 지난 2016년 11월부터 시작됐다.

“어느 날 갑자기 집 뒤 나무들을 베기 시작하더라고요. 무얼 공사하는지도 몰랐어요. 주민공청회도 없었고, 지금까지도 무슨 공사를 하는지 아는 군민이 거의 없어요. 공사를 시작한지 한 달 만에 소 3마리가 죽었어요.” 2016년 3마리를 시작으로 2017년에는 18마리, 올해에는 지난 2일 죽은 암소까지 22마리가 폐사했다. 임신 중인 소가 유산한 것과 수정에 실패한 것까지 생각하면 피해규모는 더욱 커진다.

장씨 가족은 2016년 12월 육군본부로부터 방음벽을 설치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합의금 500만원을 받고 공사 중 발생하는 분진, 소음, 진동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확약서까지 써줬다. 나라를 위한 일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7년에도 질병 없는 소들이 죽기 시작했다. 이 사실을 알리자 당시 육군본부 대령과 시공업체인 쌍용건설 관계자들이 직접 장씨 가족을 찾아 농장에 발생하는 피해에 대한 보상을 구두로 약속하기도 했다. 장씨는 그 말을 철썩 같이 믿고 모든 피해를 감내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올해 1월 부대 진입도로 개설공사를 해야 한다는 안내문이 날아왔다. 암반을 파쇄해야 하는데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하겠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그러나 실제 시공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 장씨 가족의 주장이다.

장씨의 아들 장문덕(32)씨는 공사현장을 찍은 동영상을 보여주며 “1월 22일에 공사를 시작하고 3일간은 조용하더니 다시 굉음이 들리기 시작했어요. 이건 그냥 일반 절개공법이에요”라고 증언했다. 이어 엄청난 굉음에 소와 송아지가 날뛰기 시작했고 일부 송아지는 축사에 부딪히고 큰 소에 밟혀 죽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장씨 가족은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장씨 가족은 국방부로부터 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거나 법적 절차를 밟으라는 답변을 들었다.

장씨는 “올해 1월에 육군본부에 새로운 중령이 와서는 피해보상을 약속한 적이 없다고 말을 바꾸더라고요. 소의 죽음이 소음 때문이라는 과학적 증거를 가져오라고 하질 않나, 시공업체에서도 소음이 기준치를 초과했다는 증거가 있냐면서 발뺌을 하고…. 국방부 말만 믿고 모아둔 증거도 없고 암담하고 답답합니다”라며 심정을 전했다.

장씨 가족은 지난 4월부터 국방부에 공사 중단과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장씨 가족은 지난 4월부터 국방부에 공사 중단과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장씨 가족은 국방부와 시공업체인 쌍용건설의 사과와 피해보상을 촉구하면서 지난 4월 16일부터 매일 군청과 죽녹원, 공사현장 앞에서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담양지역 축산단체들도 장씨 가족의 외로운 싸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진상금 담양군농민회 담양읍지회장은 “공사 초기에는 피해보상 요구를 수용했다고 했다. 그런데 공사가 거의 마무리 되고나니 피해보상을 해줄 수 없다고 입장을 바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담양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정면에 군부대 공사를 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피해농가를 위해 군민들과 농업·축산 관련 기관들의 협조와 연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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