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돼지감자

  • 입력 2018.06.03 08:47
  • 기자명 최정원(전북 익산시 춘포면보건지소 공중보건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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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원(전북 익산시 춘포면보건지소 공중보건한의사)
최정원(전북 익산시 춘포면보건지소 공중보건한의사)

오늘은 누구나 한번쯤 들어보고 먹어봤을 돼지감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돼지감자는 한때 당뇨병 환자들 사이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었고, 지금도 당뇨병 환자들이 각종 형태(반찬, 효소액, 가루, 환 형태 등)로 많이 복용하고 있습니다.

돼지감자의 형태는 감자와 거의 비슷합니다. 하지만 같은 무게를 비교했을 때, 감자보다 식이섬유소는 3배나 많고 열량은 고구마의 절반 수준입니다. 따라서 같은 용량을 복용한다면 감자나 고구마보다 당뇨병 환자에게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칼륨수치가 감자, 고구마보다 높아 만성 콩팥병이 있는 환자에게는 좋지 않습니다.

돼지감자가 다른 식품과 비교했을 때 가장 중요한 성분은 이눌린(Inulin)이라는 성분 때문입니다. 당뇨 환자에게 중요한 호르몬인 인슐린(Insulin)과 이름이 유사하여, 민간에서 이눌린을 천연 인슐린이라고도 부르는데 그 둘은 전혀 다른 성분입니다. 이름 때문에 오해하면 절대로 안 되겠습니다.

이눌린은 에너지를 내는 다당류의 일종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사람의 소화효소에 의해 분해되지 않고, 대장까지 가서 대장의 미생물을 만나 발효가 돼야만 분해가 됩니다. 이렇게 분해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이눌린을 난소화성 다당류라고 부릅니다. 일반적인 식물은 녹말의 형태로 에너지를 저장하는데, 돼지감자는 이눌린 형태로 저장합니다. 돼지감자의 성분을 살펴보면 수분 80%, 탄수화물 15%인데 이 탄수화물 대부분이 이눌린 형태입니다. 따라서 돼지감자를 말리면 이눌린이 무려 약 75% 수준까지 높아지게 됩니다.

소화가 느리기 때문에 포만감을 주고, 분해가 느리기 때문에 설탕처럼 혈당을 급격하게 올리진 않습니다. 따라서 식사 대용으로 사용할 시 밀가루나 고구마보다 혈당을 천천히 올리기 때문에 당뇨환자들의 식이요법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마치 밥 대신 현미밥을 먹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그리고 장내 미생물의 도움이 있어야만 분해가 되기 때문에, 미생물의 작용을 촉진해 변비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장에서 이눌린을 흡수하기 위해 물을 더욱 많이 흡수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칼슘 등 무기질의 흡수가 증가해 골다공증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하지만 돼지감자도 결국 당을 함유하고 있는 식품이지, 치료제가 아닙니다. 이 둘을 절대 헷갈리면 안 됩니다. 몸에 좋은 것을 많이 먹는 것보다도 절제하는 식습관이 당뇨병에서는 훨씬 중요합니다. 그리고 몸에서 잘 흡수가 되지 않기 때문에(포드맵) 평소에 방귀를 자주 뀌거나 과민성 장증후군이 있는 분들은 소화불량이 더욱 심해질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돼지감자는 당뇨병 환자분들 중 변비경향이 있고 만성 신장병은 없는 분이 식사 대용으로 포만감을 주기 위해 한 번씩 먹으면 좋은 작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치료제로 생각하고 과하게 드시면 몸에 더욱 해로운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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