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통합마케팅사업 “많이 걸어왔지만 아직 부족”

농정연구센터, ‘농협 판매사업의 추진전략과 과제’ 토론회 개최

  • 입력 2018.06.01 14:49
  • 수정 2018.06.03 20:44
  • 기자명 박경철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농정연구센터가 ‘농협 판매사업의 추진전략과 과제’ 토론회를 지난달 30일 충남 세종시 지역농업네트워크협동조합 회의실에서 개최했다. 황수철 농정연구센터 소장은 “새 정부가 들어서며 농협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는 상황에서 농협이 판매사업을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확인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안재경 농협경제지주 품목연합사업국장은 “농산물유통환경 변화 대응전략으로 농협이 2002년부터 연합마케팅사업을 추진했다”며 약 20여 년 동안 진행된 사업에서 시군연합과 광역연합, 품목연합 그리고 통합마케팅조직인 품목전국연합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했다.

안 국장에 의하면 올해 5월 기준 농협의 연합사업조직은 103개다. 시군조직인 시군연합단 44개, 조공법인 40개와 광역조직인 광역연합사업단 13개, 광역조공법인 6개다. 실적은 2002년 786억원에서 2017년 기준 2조5,632억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공선출하회 유효 회원이 매년 3,000~4,000명씩 감소하고 있는 추세라 조직화의 집중과 방향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또한 공선출하회 조직이 읍면단위에서 멈춰 이를 시군단위로 끌어올려야 하는 것도 과제다. 또한 시군연합사업단 인력부족이나 중첩 문제도 있다. 무엇보다 지역농협과의 경합 문제도 여전하다.

상황이 이렇지만 농협은 문재인정부가 통합마케팅 조직 육성 강화를 과제로 제시한 만큼 여기에 발맞춰 품목전국연합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농협 조합원과 공선출하회원 중심으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 품목전국연합을 구성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관측을 통한 계약재배와 생산조정, 공동선별·공동출하, 상품화, 연합판매까지 이어지는 유통계열화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현재까진 K멜론과 본마늘, K토마토 등의 품목전국연합을 구성했다. 안 국장은 “많이 걸어왔지만 걸음 수가 많지 않다”고 자조 섞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농산물 제값받기와 농가소득 향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임을 강조했다.

안 국장은 “무엇보다 농업인 조직화가 중요하다”며 공동계산 실적이 있는 회원과 매취사업 참여 농가인 정예농업인을 2016년 기준 19만여명에서 22만명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토론회 참가자들은 품목전국연합의 목표와 구상은 좋지만 현실적으로 여러 난맥이 존재함을 지적했다.

김창수 한국협동조합연구소 전문위원(전 농협 농업경제 상무)은 “실제로 현장에 있는 시군연합사업단이나 공선출하회를 가보면 안돌아가는 모습을 참 많이 볼 수 있다. 잘하는 곳을 가 봐도 암담하고 답이 안 나오는 현실로, 전체적으로 절반 이상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문위원은 또한 “일단 통합마케팅 실적이 부풀려져 있다”며 정확한 계수산정과 함께, “사람이 많다고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농가조직화에 대한 여러 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태연 논산시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 대표이사는 “통합마케팅에 있어 시군연합사업단이 판매처를 개발해주는 것도 아니고 뭘 해줄 수 있나 의구심도 들었다”라며 “실제로 2022년까지 통합마케팅을 확대한다고 하는데 내수시장의 판매소비는 한계가 있어 지역농협과 내부적 경쟁도 우려된다. 저희 입장에선 판로처를 내주는 상황이 된다”고 하소연했다.

토론회 참가자들의 목소리를 종합하면 품목전국연합에 대한 당위성은 인정하지만 그 과정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에 대한 해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이는 농협의 품목전국연합사업이 어떤 결과로 귀결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