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농, 대호농기계 광고 강력 규탄‧대응

여성을 성적 대상화한 표현 및 문구‧사진 게재
공식 사과와 광고 중단, 재발방지 대책 마련 요구

  • 입력 2018.05.21 20:36
  • 수정 2018.05.28 11:22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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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한우준 기자]
 

‘대물이어야 뒤로도 작업을 잘해요’. 두 눈을 의심할 정도로 선정적인 이 글귀는 농민신문 및 트랙터 매니아 등 농업 매체에 실린 농기계 광고 문구다. 이에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회장 김순애, 전여농)은 여성을 성적 대상화한 표현과 문구, 사진이 실린 농기계 광고를 강력히 규탄하며 대응 방침을 밝혔다.

전여농은 지난 21일 성명서를 통해 해당 회사가 튼튼하고 성능 좋은 농기계는 남성으로 상징하고 여성모델을 그 성능에 대해 성적인 비유와 표현으로 대상화하고 있다며 강력 비판했다. 이어 해당 광고는 성 평등을 요구하는 사회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지금의 시대 흐름을 역행하는 행위라고도 덧붙였다.

또 농기계를 남성들의 전유물로만 여기고 여성 농민을 배제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남성 농민뿐만 아니라 여성 농민 입장에서 농업의 수고로움을 덜어줄 농기계 개발 요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해당 광고는 농기계를 구매하고 사용하는 성별을 남성으로 국한한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는 세태라고 꼬집었다.

전여농에 이어 민중당, 정의당, 녹색당도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녹색당은 논평에서 “이런 이미지가 실제 언론에 게재될 때까지, 제작자도 광고주도 언론사도 그 누구도 문제 제기한 사람이 없었다는 것에 더욱 분노한다”며 “이번 광고 게재의 원흉이라 할 성차별적인 농촌 현실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녹색당은 여성 농민의 엄연한 노동과 기여를 인정하지 않고 농업의 보조자로만 대하는 정부정책과 농촌 지역사회의 인식의 대변화를 강력하게 촉구했다.

전여농은 대호농기계에 해당 광고의 중단과 여성을 성적 대상화한 표현·문구에 대한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또 농민신문에는 즉각적인 광고 게재 중단과 함께 이미 지난 2012년 성폭력 유머집을 발간해 여성 및 농민단체들로부터 문제를 제기 받은 바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향후 이런 일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농민신문은 대호농기계의 광고를 더 이상 게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한 걸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대호농기계는 지난 23일 전여농을 통해 홈페이지의 사진을 내리는 1차적 조치와 함께 광고 중단, 해당 광고가 수록된 자료의 폐기 등을 약속했다. 또 직원 성평등 교육 실시와 여성농민 대상의 농기구 개발 등의 요구도 수락했다. 회사는 현재 이번 사태에 관한 사과문을 홈페이지(http://www.daehov.com)에 게시한 상태다. 사과문은 전여농의 요구대로 광고를 게재했던 농민신문과 주요 일간지 등에도 실릴 예정이다.

대호농기계가 홈페이지에 게시한 사과문. 대호 홈페이지 갈무리
대호농기계가 홈페이지에 게시한 사과문. 대호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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