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아도 ‘교육’이 있어야 먹는다

경기도·충남 각지서 급식센터 중심 교육 활발
교육 통한 생산자-소비자 교류 확대가 절실

  • 입력 2018.05.19 12:47
  • 기자명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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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친환경 무상급식과 함께 먹거리 교육도 병행돼야 한다. 강원도 횡성군 청일초등학교 학생들이 점심시간에 급식을 받고 있다. 한승호 기자
친환경 무상급식과 함께 먹거리 교육도 병행돼야 한다. 강원도 횡성군 청일초등학교 학생들이 점심시간에 급식을 받고 있다. 한승호 기자

스승의 날이었던 지난 15일, 충청남도 아산시 배미동 신광초등학교 식당은 학생들로 떠들썩했다. 아이들의 식판엔 친환경 현미찹쌀밥과 얼갈이된장국, 콩나물무침, 한우안심구이, 연근튀김, 어린잎샐러드, 총각김치 그리고 스승의 날 감사케이크가 담겼다. 아이들은 “감사히 먹겠습니다”란 인사가 끝나자마자 음식들을 맛있게 먹었다. 거의 대부분의 아이들은 잔반도 남기지 않았고, 잔반통에 담긴 음식물쓰레기도 극소량이었다.

신광초등학교 오임석 교장은 “이 식판에 담긴 음식들은 100% 아산에서 생산한 친환경농산물로 만든 것들”이라며 “우리 학교에선 아산시 학교급식지원센터 및 충남도와의 연계하에 각종 먹거리·식생활 관련 교육을 진행한다. 또한 체험활동으로 아이들이 텃밭에서 상추 등의 작물을 키우기도 한다. 덕분에 아이들도 자신들이 먹는 먹거리가 어떻게 생산되는지 알게 되며, 잔반 또한 거의 남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오 교장에 따르면, 신광초등학교가 있는 배미동은 아산시에서 상대적으로 변두리 지역이다. 친환경 무상급식 실시 전만 해도 이 지역 학교의 급식판에서 한우안심구이나 어린잎샐러드 같은 식품이 오르는 일은 흔치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아산시와 충남도의 적극적인 친환경 무상급식 확대 노력, 아산지역 친환경농가들의 증가로 이처럼 값진 친환경농축산물을 아산 전 지역 학교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지난 15일 충남 아산시 신광초등학교 학생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신광초등학교 급식 식재료는 거의 대부분 아산산(産) 친환경농축산물을 이용한다.
지난 15일 충남 아산시 신광초등학교 학생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신광초등학교 급식 식재료는 아산산(産) 친환경농축산물을 이용한다.

충남 뿐 아니라 경기도 각지의 학교급식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친환경먹거리 교육활동도 활발하다. 안양·군포·의왕 공동급식지원센터는 이러한 교육활동이 가장 많은 센터 중 하나다. 황영묵 안양·군포·의왕 공동급식지원센터장은 “특히 지난해 자유학기제 실시 때 지역 내 6군데 중학교와 시범적으로 군포 수리산출하회 농장을 방문해 생산자·학생·학부모 공동 현장체험활동을 진행한 게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황 센터장은 이어 “지역 내 학교들에서도 이 교육에 대한 반응이 좋아, 교장 선생님들이 앞장서서 ‘모든 학생들에게 다 교육했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이다. 올해는 20개 학교에서 실시하는 걸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피치 못한 사정으로 학교의 농사현장 방문이 어려울 시 지역 친환경농민들이 직접 학교에서 강의를 하기도 한다.

이처럼 최근 먹거리교육은 단순히 친환경먹거리에 대한 이론 교육 뿐 아니라, 현장에서 학생과 학부모, 생산자가 합동으로 체험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충남도의 경우 ‘친환경 로컬푸드 급식데이’를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어우러지는 먹거리 체험교육을 진행한다. 상시적으로 생산자와 소비자(학부모, 영양교사 등) 간 소통회의와 이해교육이 진행되며, 소비자들의 친환경농업 현장 방문도 성사된다.

김미연 충남도청 농산물유통과 광역급식팀 주무관은 “최근엔 충남도 각지에서 전통장류에 대한 영양교사·학부모 합동 교육 및 체험활동도 활발하다. 이에 따라 충남도에서도 최근 학교급식에 본격적으로 지역산 전통장류 공급을 늘려가고 있다”고 밝혔다. 전통장류를 비롯한 먹거리 관련 교육·체험활동이 없었다면 이와 같은 지역산 친환경먹거리 공급 증대는 기대하기 힘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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