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친환경 무상급식의 발전을 위해선 최근 광역·기초지자체에 들어서고 있는 학교급식지원센터(급식센터)의 역할이 중요하다. 급식센터는 지역산 친환경농산물을 해당지역 학교에 공급해 지역 농민들에게 이익이 돌아가게 하는 장으로서 기능해야 할 뿐 아니라, 생산자와 학부모, 행정당국이나 농협 및 영양교사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민관협치의 장으로서 작용해야 한다.
그 동안의 급식센터들 중엔 이름만 학교급식지원센터이고 실제로 목적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던 곳들도 있었다. 한 지역농민은 “우리 지자체에선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세우고도 지역 학교급식에 업체 간 경쟁입찰을 통해 납품받은 일반농산물을 공급해 왔다. 나같은 친환경농민들은 논의 과정에서도 사실상 배제됐다”며 “이로 인해 학교급식의 질적 저하 및 친환경농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런 면에서 지역별 학교급식 관계자들의 협의체 강화 및 지역별 생산자 조직화, 광역-기초지자체 학교급식센터 간 연계를 통해 친환경 무상급식 시스템을 발전시킨 충청남도의 사례는 참고할 만하다.
충남 아산시의 경우, 2012년 처음 급식센터를 세울 땐 농협에 모든 기능을 위탁했다. 그러나 이후 급식운영 주체들 간의 지속적 협의 및 지역 친환경농민 조직화가 가속화되면서, 2015년 9월 아산시는 「아산시 친환경급식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전면 개정해 민관협치형 학교급식지원센터로 운영체계를 변환했다.
그 과정에서 아산시·아산교육지원청·원예농협·학교·학부모 그리고 농민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학교급식지원센터 운영위원회’를 설치했다. 운영위원회는 각자의 이해관계가 다를 수밖에 없는 다양한 급식 관계자들이 모인 협의기구다. 이곳에선 매년 농산물 생산량 및 가격을 논의한다.
생산관리 또한 그 동안 농협 자체적으로 작부계획을 수립해 왔으나, 민관협치형 급식센터 변환 이후인 2016년 8월엔 학교급식생산자영농조합법인을 결성해 작부계획 수립 과정에서 생산자들의 역할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아산에서 나고 자란 친환경농산물들이 지역 학교로 ‘등교’할 수 있게 됐다. 갈근철 아산시 학교급식지원센터 차장은 “현재 학교급식에 공급되는 친환경농산물의 87.8%, 특히 김치는 100% 아산산(産)이다. 나머지 12.2%의 농산물도 최대한 충남산 친환경농산물로 공급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 밝혔다. 이는 아산시친환경농업인연합회 및 푸른들영농조합법인 등 지역 친환경농민조직들의 조직력 및 계약재배 강화, 생산자를 비롯한 학교급식 관계자들 간의 협의체계 강화, 시의 적극적인 지원 등으로 가능하게 됐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나머지 12.2%의 농산물 공급은 어떻게 할까. 여기서 충청남도 광역급식지원센터(광역센터)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광역센터는 아산 급식센터와의 연계를 통해, 아산에서 구하기 힘든 친환경농산물을 충남 타 지역에서 받아 공급하고 있다. 도저히 충남산 친환경농산물을 구할 수 없을 시엔 충남산 우수농산물을 아산 등 급식센터가 있는 지역에 공급한다.
광역센터는 충남 각 지역 급식센터의 통계와 자료를 분석하면서 지역별 식재료의 수급조절을 실행한다. 각 지역별로 부족한 것을 채우고, 넘치는 것을 덜어내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품질관리 및 지역별 소비패턴 파악 활동도 진행 중이다.
한편 각지의 급식센터에 마련된 운영위원회는 광역센터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광역센터 운영위원회의 인원은 시·군 공무원·영양교사·학부모·생산자·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돼 있다. 광역센터 운영위원회는 가격 시장조사 및 가격비교→심의자료 작성 및 심의→심의결과 조정→최종가격 결정 순으로 학교급식 상의 품목 단가를 정한다. 광역센터 운영위원회에서 정해진 품목 단가 및 식단 종류 등의 내용은 각 시·군 급식센터로 전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