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수급대책이 있는가

  • 입력 2018.05.20 10:30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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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1일 대파를 차에 싣고 상경한 대파농민들이 광화문에서 집회를 했다. 대파 한 단에 100원에 경락될 정도로 값이 폭락했지만 정부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이번에는 양파·마늘 농민들이 서울로 향했다. 양파·마늘이 수확기를 앞두고 최악의 수급불안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농산물 가격 폭락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주지하듯 농산물개방으로 이제 모든 농산물은 가격폭락의 위기에 놓여있다. 언제 어느 품목이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폭락하는가는 시기에 달려있을 뿐이다. 이유는 분명하다. 전면적인 농산물 수입개방이 그 이유다.

우리 농민들이 농사지은 농산물은 가격이 폭락해서 수확을 포기하고 갈아엎는 상황이지만 수입농산물은 버젓이 팔리고 있다. 대파가 그랬고, 양파도 마찬가지며 마늘 역시 예외가 아니다. 농산물 개방이 우리 농업을 어떻게 붕괴시키고 있는가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대책은 한가하다고 해야 할 지경이다. 금번 마늘·양파의 경우 통계청과 농경연이 발표한 예상 생산량 통계마저 차이가 커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통계부터 고무줄이니 올바른 대책이 나올 수 없다. 지금 정부가 내놓은 양파·마늘 수급 대책은 미봉책에도 못 미친다. 정부가 주도하는 확실한 시장격리 물량은 양파 5만6,000톤, 마늘 6,000톤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수확량 예측치가 적게 나온 농경연 관측치를 기준으로 해도 턱없이 부족한 물량이다. 정부 주도 시장격리 물량 중에 순수하게 정부가 수매비축하는 물량은 양파 2만 톤, 마늘 2,000톤에 불과한 실정이다. 양파·마늘 대란에 대처하는 정부의 자세가 얼마나 안일한지 알 수 있다.

제일 우선해야 할 일이 정부 비축물량을 대폭 늘리는 것이다. 농민들은 양파 5만톤, 마늘 2만톤의 수매비축을 촉구한다. 선제적으로 정부수매 확대를 발표하고 실행해 시장가격을 견인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 상황에서 정부가 추가적 대책을 내놓지 않을 수는 없다. 기왕에 추가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발표해야 한다. 시기를 놓치면 결국 농민들이 헐값에 양파·마늘을 처리하고 난 뒤 값이 올라 농민 소비자 모두 손해를 보는 결과만 남기 때문이다.

아울러 종합적인 농산물 수급대책을 세워야 한다. 불신이 두터운 농산물 통계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빅데이터 구축 등 거창한 말로 국민들을 현혹시키지 말고 쓸 만한 통계부터 내놓아야 한다. 정확한 통계 없이는 적절한 수급조절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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