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취임 1년, ‘농업’은 버린 자식이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1년, ‘농업’은 버린 자식이었다
  • 원재정 기자
  • 승인 2018.05.13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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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문재인정부 1년 농업정책평가 토론회 열어
농정철학·농정기조 변화 없이 기존정책 재탕삼탕
출범 2년차 ‘농업회생’ 대통령 아젠다로 삼아야
경제정의실천연합 농업개혁위원회가 지난 9일 서울 혜화동 경실련 강당에서 '문재인정부 농업정책 1년 어디로 가고 있나'를 주제로 농업정책 평가토론회를 열었다.
경제정의실천연합 농업개혁위원회가 지난 9일 서울 혜화동 경실련 강당에서 '문재인정부 농업정책 1년 어디로 가고 있나'를 주제로 농업정책 평가토론회를 열었다.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문재인 대통령 취임 1년을 기점으로 사회 각 분야 국정운영 평가가 진행되는 가운데 농업정책은 낙제점을 받았다. 농정기조와 철학을 바꾸겠다던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1년 동안 한 번도 농업문제를 공식 발언한 바 없을 정도로 농업에 무관심 했으며, 대개혁이 필요한 농정을 수술대 위에 올리지 않았다. 더구나 지금까지 선보인 농업정책은 박근혜농정의 ‘표지갈이’에 불과하다는 힐난이 쏟아지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연합 농업개혁위원회(위원장 김호 단국대 교수, 경실련)가 지난 9일 서울 혜화동 경실련 강당에서 ‘문재인정부 농업정책 1년 어디로 가고 있나’를 주제로 농업정책 평가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참석한 토론자들은 일제히 “평가할 게 없다”, “대통령만 바뀌었을 뿐 농정관료들이 좌지우지 한 농업정책에 무슨 변화가 있나” 등 답답함을 쏟아냈다.

토론자_ 강광석 전농 정책위원장, 정영이 전여농 사무총장, 박종서 친농연 사무총장
토론자_ 강광석 전농 정책위원장, 정영이 전여농 사무총장, 박종서 친농연 사무총장

 

강광석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새 정부 1년이 지나면서 농업은 여전히 비참한 상황이다. 대파 1단에 100원이고, 농민들은 애써 키운 양파를 밭에서 폐기하면서 가격방어에 나서는데 정부는 수입 재고 양파 508톤을 시장에 방출했다. 박근혜정권보다 식량자급률 목표치는 더 낮췄다. 신재생에너지 정책으로 남녘의 농지는 태양광발전에 뺏기고 덩달아 임차료까지 오르는 이중고에 처해있다”면서 “통일문제에 앞장선 정부가 식량문제에는 통일을 대비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농산물 수입, 쌀 수입 문제도 방치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정영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사무총장은 여성농민의 인권문제에 대한 의식이 역대 정부의 무지와 무관심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사무총장은 “지난 1년 여전히 여성농민들은 투쟁하고 있다”면서 “농사일의 절반 이상을 여성농민이 감당하고, 가사·육아를 도맡아 하는 데도 여성농민 명의의 통장 하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다문화가족이 급증하는데 이주여성문제 역시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하루 종일 쪼그려 일하는 여성농민들의 경우 근골격계 질환을 달고 살고, 남성을 주사용자로 개발한 농기계는 여성농민이 사용하기 너무 어렵다. 이 모든 문제 해결은 여성농민 전담부서 설치로부터 시작되는데, 전담부서·전담인력은 여전히 요원하다”고 말했다.

박종서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사무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내놨던 공약집을 보니 공약은 많으나 그 많은 공약은 어디서 잠자고 있는지 모르겠다. 농정의 철학과 기조를 바꾸겠다고 명시했고 농업을 직접 챙기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1년, 도무지 확인할 길이 없다”면서 “특히 농정관료들의 구태를 왜 개혁하지 못하나. 농식품부 장관·청와대 농어업비서관·행정관 모두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하다보니 정작 농정개혁 대상인 농정관료들이 개혁을 주무르고 있다.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토론자 _ 한민수 한농연 정책실장, 심증식 한국농정신문 편집국장, 이상길 농어민신문 논설실장, 임영환 경실련 농업개혁위원(변호사)
토론자 _ 한민수 한농연 정책실장, 심증식 한국농정신문 편집국장, 이상길 농어민신문 논설실장, 임영환 경실련 농업개혁위원(변호사)

 

경실련 농업개혁위원인 임영환 변호사는 “문재인정부의 농업공약 상당부분이 지난 정부에서 추진한 사업의 연장선”이라며 “겉표지를 떼 놓고 섞어 놓으면 구분하지 못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임 변호사는 “공약끼리 모순되는 내용도 상당수다.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말하면서 한편으로 스마트팜을 대안으로 내놓는다. 50% 이상이 임차농인 상황에서 거액을 투자해 스마트팜을 할 수 있는 농민들이 몇이나 되나. 결국 기업에 농업을 내맡기는 일인데, 농업의 공익적 가치와 지속가능성이 기업과 연결 지을 수 있는 문제인가”라고 반문했다.

농업계 언론인들도 촛불정신에 빗대어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상길 한국농어민신문 논설실장은 “한반도의 평화 열망만큼 농정대개혁이 시급하다”면서 농정개혁이 가로막힌 이유로 “관료와 자본이 결합된 이 사회의 지배구조”를 꼽았다. 이 논설실장은 “정부와 엘리트집단이 농업에 대한 관심이 없으면 대통령의 결정적인 한마디가 필요하다”고 농업에 대한 문 대통령의 관심을 농정변화의 출발점으로 제시했다.

심증식 한국농정신문 편집국장은 “어제(8일) 농식품부가 지난 1년의 추진성과를 발표했는데, 쌀값·가축전염병·농촌정주여건 개선 등 10가지를 추렸다. 그런데 상세한 내용을 보면 초라하기 그지없다. 정주여건 개선은 ‘100원 택시’가 대표하고 있다”면서 “최근 변동직불금 없애겠다는 기사의 댓글을 보면 처절하다. 농민들에게 돈 그만 쏟아 부으라는 것이 농업계 밖의 시선이다. 이런 시선을 이해당사자인 농업계가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농업문제를 대통령 아젠다로 부각시켜야 한다. 대통령이 농업을 챙긴다는 것은 농업에 대한 ‘관심’과 ‘예산’으로 대변된다. 예산이 더 들더라도 농업은 지키고 보호해야 한다는 대국민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농산물 개방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이 부분을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둬서는 농업문제 해결에 답이 나오지 않는다. 농업보호의 최소한의 조치를 시급히 마련하고, 대통령 직속 농특위를 구성해 농산물가격·소득 등 핵심적인 농업문제부터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좌장을 맡은 김호 교수는 “농업에 대한 철학과 비전, 추진방식을 바꾸지 않는 한 농업축소의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며 “문재인정부 2년차가 시작된다. 지금은 내년 예산을 조율하는 중요한 시기기도 하다. 농업·농촌·농민 문제 해결을 위해 농정기조의 변화를 촉구한다”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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