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마늘 수급대책 다시 수립하라”

경남 양파·마늘농가 기자회견
무책임한 정부 수급대책 규탄

  • 입력 2018.05.11 15:51
  • 수정 2018.05.17 16:53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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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경남지역 양파·마늘농가들은 지난 9일 창녕농협공판장 앞 마늘밭에서 정부의 수급예측 실패와 무책임한 대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함양에서 온 양파농가 전성기씨가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경남지역 양파·마늘농가들은 지난 9일 창녕농협공판장 앞 마늘밭에서 정부의 수급예측 실패와 무책임한 대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함양에서 온 양파농가 전성기씨가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농식품부의 무책임한 양파·마늘 수급대책에 분노한 농민들이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경남지역 농민들은 지난 9일 창녕농협공판장 인근 마늘밭에서 대책 재수립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달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양파·마늘 재배면적 조사결과는 큰 파장을 일으켰다. 앞서 발표했던 농식품부의 관측이 크게 빗나갔기 때문이다. 농식품부가 양파 15만5,000톤, 마늘 1만3,800톤으로 예측했던 초과생산량은 31만1,000톤, 4만2,000톤으로 각각 2배 이상 늘어났다.

하지만 농식품부의 수급대책 수정은 이렇다 할 정부 역할 추가 없이 생산자·소비자 역할을 대폭 확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결과적으로 수급조절물량의 90% 가까이를 생산자·소비자 책임으로 떠넘긴 모양새가 됐다(본지 5월 7일자 상세보도).

농민들은 엄청난 격차의 수급예측 실패에 대해서도, 책임 전가식의 수급대책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김성만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 의장은 “세계 어느 나라를 봐도 이렇게 무책임하게 대책을 내 놓는 경우는 없다. 사전에 파종을 하기 전부터 정부가 계획적으로 대처·유도하고, 그 이후의 생산량에 대해서도 정부가 일정부분 책임을 져야 하는데 지금은 정부의 책임이 너무 작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함양에서 양파농사를 짓는 전성기씨는 “이것도 대책이라고 내 놓는 자체가 어처구니없다. 아주 일부 물량만을 수매·폐기하고 나머지는 우리더러 알아서 하라는 게 아니냐”라고 분개했고, 성연준 창녕군마늘연구회장은 “최근 기상여건이 좋아 통계청 관측치보다 생산량이 더하면 더했지 덜할 리는 없다”며 “농민들 생존이 달려있는 중요한 품목인데 대책이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농민들은 정부에 △수급예측 실패에 대해 해명하고 사과할 것 △양파 수매·폐기물량을 5만톤으로 늘릴 것 △마늘 수매·폐기물량을 2만톤으로 늘리고 농협 마늘협동마케팅 재고를 전량 인수할 것 △생산자와 협의해 수급조절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앞서 지난 2일엔 전남지역 농민들이 같은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경남과 전남은 마늘과 양파 생산량의 전국 1·2위를 나눠 갖는 지역들이다. 두 지역 농민들은 오는 15일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어 정부를 더욱 강력히 규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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