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혁명은 영원히 기억된다

기념활동 벌이는 시민사회
의미 깊은 기념물도 많아

  • 입력 2018.05.04 10:26
  • 수정 2018.05.17 16:49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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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비록 일부 기념물에서 아쉬운 부분들이 드러나 있지만 동학농민혁명을 올바르게 기억하기 위한 시민사회의 의기는 뜨겁다.

군사독재의 흔적이 강하게 남아있는 우금치 위령탑이지만 위령탑 뒤로 고개를 올라가 보면 시민단체들이 동학농민혁명 정신을 기리기 위해 자발적으로 세워 놓은 장승 무리를 볼 수 있다. 시민들은 저마다 의미있는 행사 장소로 빈번하게 이 장소를 찾는다. 위령탑 비문의 ‘박정희’나 ‘대통령’, ‘혁명(5.16)’, ‘유신’ 등의 글자엔 분에 못 이긴 시민들이 훼손시킨 흔적도 역력하다.

전북 정읍시 고부면 신중리에 위치한 무명동학농민군위령탑.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잘 담아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승호 기자
전북 정읍시 고부면 신중리에 위치한 무명동학농민군위령탑.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잘 담아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승호 기자

정읍동학농민혁명계승사업회가 1994년 시민사회 모금을 통해 설치한 ‘무명동학농민군위령탑’은 수많은 동학농민혁명 기념물 중에서도 수작으로 꼽힌다. 낮은 높이의 돌조각에 다양한 표정의 농민군과 밥공기·농기구 등 상징물이 어우러져 엄숙하고도 처절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사발통문 작성지인 고부면 신중리 주민들이 마을회관 앞 부지를 선뜻 제공했고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작가 김운성·김서경씨가 무명 시절에 제작을 맡았다.

무명동학농민군위령탑이 더욱 인상적인 이유는 몇몇의 영웅이 아닌 이름없는 불특정 농민들을 기억하고자 했다는 점이다.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가장 잘 담아냈다는 평가다. 같은 취지로 황토현전적지 내 사당에 모신 위패 또한 가운데 가장 큰 위패를 무명농민군에게 할애하고 있다.

황토현전적지 내 사당에 모신 수많은 농민군 위패들. 왼쪽 상단 가장 큰 위패가 무명농민군 위패다. 한승호 기자
황토현전적지 내 사당에 모신 수많은 농민군 위패들. 왼쪽 상단 가장 큰 위패가 무명농민군 위패다. 한승호 기자

정읍·고창·보은 등 동학이 연고를 뒀던 지역에선 매년 거르지 않고 기념제가 치러지고 있다. 고창군은 조례를 통해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 지원근거를 만들고 각종 행사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최근엔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개정으로 정읍 황토현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 조성과 희생자 유족 등록 또한 속도를 내고 있다.

진윤식 고창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이사장은 “동학농민운동은 민초들의 삶에서 출발했다. 권력자에게 핍박받고 억압당하던 농민들이 인간 한 사람 한 사람의 소중함을 깨닫고 벌인 해방운동으로, 우리가 반드시 기억하고 계승해야 할 역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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