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서 농민·학생·교사 세월호 4주기 추모

  • 입력 2018.04.22 14:57
  • 수정 2018.05.14 10:00
  • 기자명 정경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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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정경숙 기자]

지난 16일 철원여중 학생자치회 학생들이 교정에서 세월호 참사 4주기 추모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은 세월호 리본이 새겨진 종이에 추모의 글을 써서 추모기념판에 붙이며 ‘잊지 말자’는 다짐을 했다.
지난 16일 철원여중 학생자치회 학생들이 교정에서 세월호 참사 4주기 추모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은 세월호 리본이 새겨진 종이에 추모의 글을 써서 추모기념판에 붙이며 ‘잊지 말자’는 다짐을 했다.

철원군농민회는 지난 16일, 세월호 참사 4주기를 맞이해 철원여중·고 정문과 후문 앞에서 추모행사를 진행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철원지회에서 협력했으며, 교장을 비롯해 많은 교사들이 관심을 보이며 동참했다. 제자들의 옷깃과 가방에 세월호 추모배지와 리본을 달아주고, 팔찌를 끼워주기도 했다. 딸을 등교시키던 학부모가 배지를 가져가 딸에게 달아주기도 했다.

교정 안에서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추모행사를 진행했다. 철원여중 학생자치회에서 준비한 추모기념판은 멀리서도 눈에 띄었다. ‘REMEMBER 0416’ 선명한 글자 밑에 아련하게 떠 있는 세월호. 학생들은 가던 걸음을 멈추고 세월호 추모 리본이 그려진 종이에 애도의 글을 써 추모기념판에 붙였다.

박수지 철원여중 학생자치회장(중3)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다. 너무나 많은 언니와 오빠들이 죽어서 오랫동안 울었다. 실종자 구조와 진실규명이 안 되는 게 이해되지 않고 무척 답답했다”며 당시 마음을 꺼냈다.

김규희 학생자치회 담당교사는 “오늘 행사는 자치회 학생들이 건의하고 아이디어를 내서 진행하는 것”이라며 “어른들 잘못으로 우리 아이들이 죽어갔고, 원인을 규명하는 건 어른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책임”이라고 역설했다. 조광희 학생부장은 “학생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준비해서 자체 추모방송을 하고, 추모 명상과 노란 리본 글쓰기, 세월호 참사와 안전교육 등을 할 예정”이라며 “어른들이 밝히지 못한 아픈 기억을 아이들이 나누는 아픈 시간”이라고 씁쓸해했다.

맞은편에서는 철원여고 정치외교 동아리 IPAD(International Peace And Democracy) 회원들이 추모기념판을 들고 등교하는 친구들에게 추모 리본을 달아주고 있었다. 권지혜 IPAD 회장(고2)은 “(우리도)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말할 수 없이 마음이 아프다”며 “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잊지 않는 것이다. 2017년부터 추모행사를 해왔고, 회원들이 직접 제작한 리본을 친구들에게 달아준다”고 했다. 옆에 있던 임유진 회원은 “행정에 비리가 쌓여서 참사가 벌어졌다. 개혁해서 시스템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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