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자재 중소기업 탐방 ②] 국내 유일 파종·접목 로봇, ㈜헬퍼로보텍

농민·소비자 위한 우량묘 생산, 로봇이 책임진다

  • 입력 2018.04.22 09:07
  • 수정 2018.05.15 15:59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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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통계청 농림어업조사에 따르면 2016년 12월 1일 기준 농가 경영주 평균연령은 66.3세며 전체 농가인구에서 65세 이상인 고령농의 비율은 40.3%에 달한다. 인력부족과 고령화에 시달리는 농가의 일손을 덜어줄 기특한 농기자재에 대한 관심이 뜨겁지만, 가격과 성능을 모두 만족시킬 만한 제품·업체를 찾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이에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을 통해 매월 넷째 주 숨어있는 농기자재 중소기업을 소개한다.
 

농민·소비자 위한 우량묘 생산, 로봇이 책임진다

㈜헬퍼로보텍 오창준 대표가 지난 18일 공장에서 생산된 파종 로봇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스마트파종시스템의 경우 상토 공급부터 파종, 복토까지 꽤 많은 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부분별로 생산·배송돼 현장서 결합·사용된다고 전했다.
㈜헬퍼로보텍 오창준 대표가 지난 18일 공장에서 생산된 파종 로봇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스마트파종시스템의 경우 상토 공급부터 파종, 복토까지 꽤 많은 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부분별로 생산·배송돼 현장서 결합·사용된다고 전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농업계에도 스마트팜을 비롯한 ICT기술과 빅데이터 등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급속한 농촌 고령화와 고된 농작업 강도 그리고 그로 인한 인력 부족 등이 사회 문제로까지 대두되기 때문이다.

경상남도 김해시 산업 단지에 위치한 ㈜헬퍼로보텍은 이러한 농업 문제 해결에 로봇을 도입한 국내 유일의 업체다. 지난 18일 만난 오창준 대표는 대학에서 로봇 공학을 전공한 뒤 일본에서 기술 연수를 받으며 실생활에 반영할 수 있는 로봇 개발을 꿈꿨다고 한다.

오 대표는 “일반 산업 현장의 경우 어렵고 힘든 일을 로봇이나 기계가 대신하는 반면, 농업엔 그런 시도조차 없었기 때문에 2003년 시설원예자동화 자재 창업을 결심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이어 “국내에서 우량·공정묘를 생산하는 300여개 대형 육묘장에서는 이미 자동파종시스템을 사용하고 있고 그 효능은 해외에서도 검증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헬퍼로보텍이 주로 생산하는 자동파종시스템과 접목 로봇은 정부 연계 R&D를 비롯해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파종 및 플러그묘 이식 등의 기술을 농업기술실용화재단으로부터 이전받아 개발·생산됐다. 특히 농촌에서 해당 기계를 사용하는 대상이 연세 드신 분이거나 여성인 경우가 많아 세부적인 조절까지 가능했던 초창기 모델을 보다 단순·편리하게 수정하는 등 개선을 지속하고 있다.

오 대표 설명에 따르면 자사 유력 기종으로 지난해 개선된 ‘스마트파종시스템 500’은 이전보다 정밀하고 두 배 이상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오 대표는 “시간당 16만주 파종이 가능한 이 기계가 없다면 부족한 농촌 인력에 육묘장 운영 자체가 불가능할뿐더러 농민이 자가 육묘로 비닐하우스에서 고추를 재배하면 파종 후 45~60일 동안 묘를 키워야하기 때문에 1년 간 최대 3작기 밖에 생산할 수 없지만 로봇이 생산한 모종을 사용하면 정식 후 90일이 지난 후부터 수확하는 고추의 경우 최대 4작기까지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카메라 부착으로 영상인식이 가능해진 접목 로봇·시스템은 접목성공률이 95%에 이르고 접수·대목의 휘어진 각도가 제각각 다르더라도 정밀한 파악과 함께 접붙이기가 더욱 정교해졌다고 평했다. 접목 로봇은 해외 수요가 국내보다 더 많은 편인데, 지난해에만 6개국에 12대가 수출됐다. 이는 1987년 체결된 몬트리올 의정서가 토양 훈증제로 사용되던 메틸브로마이드를 선진국은 2005년, 개발도상국의 경우 2015년부터 사용을 금지함에 따라 연작장해를 타파할 묘책으로 접목이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사람이 직접 접목을 수행하며 수인성 바이러스 등 묘목의 감염률이 높아지는 문제가 심각했는데 국제 박람회를 통해 접목 로봇을 접한 뒤 직접 투자와 주문 생산까지 요청했다는 후문도 전해졌다.

2003년 이후 15년 동안 농업자재 로봇 생산 업체로 입지를 굳건히 다진 ㈜헬퍼로보텍은 앞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집중하되 개발된 제품의 성능 향상에도 꾸준히 전념할 계획이다. 오 대표는 “사실 소규모 업체가 감당하기엔 초기 연구·개발 비용이 상당해 후발업체가 나타나기 힘들고 대규모 자본을 가진 대기업이 이쪽 분야에 진출한다면 어떨지 모르겠으나 대부분 관심이 없는 게 현실이다”며 “그 동안 독보적 위치에 있었던 게 사실이고 세계적으로도 그 성능이 뒤지지 않음을 입증했으나 자만하지 않고 꾸준히 연구하고 개발·개선해 국내 및 해외 시장의 확대·도약을 굳건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 대표는 우스갯소리로 “현장 상용화와 사용자 편이성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로봇이 고장나도 대부분 자가 조치가 가능할 정도라 내구성이 너무 길어 기계를 교체하질 않는다”며 “회사에 독이 될 지경”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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