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무역에 맞서는 국제연대 시작하자

  • 입력 2018.04.22 08:19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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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 값이 폭락했다. 전남 무안에서는 양파를 산지폐기한다는 소식이다. 지금 당장의 뉴스지만 낯설지 않다. 이미 수도 없이 겪어온 일이다. 농산물의 가격 폭락사태는 일상이 된지 오래다. 단지 올해는 이번에는 어떤 품목인가만 다를 뿐이다. 원인은 수입농산물에 있다.

1995년 WTO가 출범하면서 기존의 세계무역질서인 GATT체제는 끝났다. 새로운 무역질서의 구축은 강원도 산골에서 감자농사를 짓는 농민과 전라도 진도에서 대파농사를 짓는 농민들에게 치명적 영향을 주는 사건이었다. 그동안 예외로 인정됐던 농산물이 무역의 대상이 된 지 20여 년이 흘러 만들어진 서글픈 농민들의 현실이다. 예외 있는 관세화라는 농업보호 장치는 사라졌다.

이후 한-칠레 FTA를 시작으로 계속되는 FTA는 체결국가 또는 블록에 대해 그마나 설정돼 있던 관세를 더욱 빠른 속도로 감축시켰다. 상호이익의 균형이라는 허울 속에 농업은 죽어갔다. WTO 출범 이후 벌어지는 자유무역 확대와 농산물 개방으로 우리 농업은 급속히 침몰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우리농업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은 농산물 수입개방을 막아내는 것이다. 최소한 자유무역에서 농업을 제외해야 한다. 자유무역이 농촌을 붕괴시키고 농민을 몰아내고 있다. 농업은 생산만 남고 환경, 생태 등 본연의 기능은 사라지고 있다. 자유무역은 결국 농업을 농민에게 빼앗아 자본에게 헌납하게 될 것이다.

이는 농산물 수출국에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효율적 생산으로 이익을 극대화 하려는 자본이 농업을 장악하면서 농민들은 몰락하고 농촌사회는 급격히 붕괴되고 있다. 결국 안정적이고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해야 하는 각국의 식량주권을 공격하는 부메랑이 된다.

그래서 우리는 자유무역에서 농업을 지키기 위한 운동에 나서야 한다. 전 세계 농민들의 연대가 절실하다. 국내적으로는 개방농정을 철폐하고 농업을 보호하는 정책으로 전환을 요구해야 한다. 아울러 국제적 연대가 필요하다. 문화다양성 협약과 같은 농업·농촌·농민을 지키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는 농업이라는 한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농업을 지키는 것은 인간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지난 1주일간 세계 농민단체인 비아캄페시나는 서울에 모여 자유무역에서 농업을 지키기 위한 대안을 모색하는 회의를 열었다. 기간 중에 국회에서 국제토론회를 열어 자유무역으로 인한 농업의 피해와 이에 대응한 국제연대와 투쟁에 대해서 논의했다. 이번 비아캄페시나의 서울 회의가 전 세계 농민들이 연대하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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