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파 값 폭락 대책을 세워라

  • 입력 2018.04.13 09:49
  • 수정 2018.04.13 09:50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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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파 값이 폭락했다. 대파 값의 폭락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진도에서 대파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평균 2년에 한 번씩은 대파 밭을 갈아엎었다. 올해 역시 대파 밭을 갈아엎어야 하는 처지에 놓여있다. 설 이전 kg 당 2,000원을 호가하던 대파 도매가격은 지난달 중순까지 1,500원 내외로 완만한 내림세를 탔다.

그러나 지난달 말부터 일시에 하락했고 급기야 kg 당 100원이라는 초유의 가격에 경락되는 사태에 이르렀다. 이러한 대파의 가격폭락은 그동안 좋은 품질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받아왔던 전남 신안의 대파마저도 경락가 450원이라는 기록적 상황에 이르렀다.

농민들에 따르면 대파는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운임·수수료·하역비 등에 800원이 든다고 한다.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가격을 좋게 받는다는 신안 대파도 유통비조차 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현재 대파 농민들의 상황은 심각하다. 참다못한 농민들이 대파를 싣고 상경해 광화문과 가락시장에서 집회를 했다. 지금 전남 진도·신안·영광군 농민들은 겨울 내내 길러온 대파를 갈아엎어야만 하는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다.

그럼에도 시장에는 중국산 대파가 꾸준히 유통되고 있고 역설적이게도 가격이 국산보다 높게 형성되고 있다고 한다. 국산 대파는 생산과잉으로 가격 폭락을 맞고 있는데 수입 대파는 이미 일정한 소비시장을 장악해 안정적인 유통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농산물이 처한 위치를 보여주는 기막힌 사례가 아닐 수 없다.

농민들은 350ha의 산지폐기를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우선 대파가격 안정을 위해 현장의 요구대로 신속히 산지폐기를 실행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계약재배를 확대해야 한다. 이는 농민들이 일관되게 요구했던 사항이고 정치권에서도 선거 때마다 들고 나오는 농산물 가격안정 대책이다. 농민들 요구대로 계약재배를 50% 이상 설정하고 정부의 수급조절 기능을 강화해 생산자, 소비자 모두를 보호해야한다.

무엇보다 정부는 농민들의 생산비를 보장할 수 있는 실질적인 최저가격보장 대책에 적극 나서야 한다. 생산비가 보장되는 최저가격 정착이 우리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확인하는 길이다. 더불어 유통구조 개선, 가락시장의 경매제도 개선 등을 통해 출하자(생산자)를 보호하는 대책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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