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 쌀값 외면에 속 터지는 김제 쌀농가

민간RPC와 거래한 농가들 피해 호소
“파는 시점의 시세로 거래하는 게 상식”

  • 입력 2018.04.08 10:53
  • 수정 2018.04.08 10:54
  • 기자명 한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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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이택RPC의 조곡 매입 가격으로 인한 피해를 주장하는 농민들이 업체 앞에서 차량·현수막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전북 김제의 한 민간 RPC에 쌀을 댄 농민들이 값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지난해 수확기 이후 쌀값은 계속 올랐는데 업체 측에서 정산한 쌀값이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김제 이택미곡종합처리장(이택RPC)에 쌀을 내고 대금을 받은 농민들은 선지급금 40kg당 4만원과 업체 측의 인센티브 2,000원을 포함해 최종적으로 약 4만9,000원(12월 15일 기준)을 수령했다. 당시 조곡 시세는 40kg당 5만2000원대였다. 계약농민들은 파는 시점의 시세와 업체 측이 약속한 2,000원을 더해 5만4,000원이 지급됐어야할 계약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자신의 정산내역을 공개한 농민 정호용(신덕동)씨는 “이택RPC가 정산한 4만9,000원은 지난해 수확기 시점의 가격”이라며 “쌀을 파는 시점의 가격으로 가격이 매기는 게 당연한 일 아닌가”라고 맹비난했다.

농가들은 단지장들을 통해 ‘시가보다 2,000원 높게 쳐 준다’는 말만 듣고 쌀을 넘겼는데, 여기서의 ‘시가’는 상식적으로 파는 시점의 가격으로 생각하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라는 주장이다. 이택RPC에 쌀을 낸 문정근(죽산면)씨는 “그 시점의 쌀값을 고려하지 않을 바에야 4만원을 선지급하고 잔금을 추후 정산할 이유가 어디에 있나”고 되물었다.

개별 농가가 문서로 계약한 내용이 존재하지 않기에 사실 ‘계약농민’이라는 말을 쓰기도 어렵다. 농가들은 이택RPC측에서 단지 단위로 계약했다는 점을 이용해 높아진 쌀값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농가들은 본래 지난 연말 시세와의 차익 40kg당 5,000원을 추가 정산해줄 것을 요청했다가, 지금은 한 발 양보해 당시 인근 지역농협의 수매가에 이택RPC측이 약속했던 2,000원을 더한 5만2,000원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할 경우, 피해를 주장하는 농가 37곳이 낸 쌀 73만여kg에 대한 추가 정산 금액은 약 5,500만원에 달한다. 그러나 농민들은 “이택RPC 측에서 이마저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택RPC 측은 이에 대해 “수확시기인 10월 기준으로 가격을 매겨 지급한 것은 맞다”면서도 “농가 생활 안정을 위해 4만원을 먼저 지급했고, 이번 쌀값은 농산물품질관리원의 매입기준에 근거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피해를 주장하는 농민들은 오는 12일 여는 항의 집회에도 별다른 진전이 없을 경우 소송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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