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멀쩡한 밭은 왜 갈아엎나요?

  • 입력 2018.03.30 21:57
  • 수정 2018.03.30 21:59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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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언젠가 해남을 들렸다가 배추밭을 갈아엎는 장면을 봤습니다. 마침 김장철이라 아깝게 갈아엎지 말고 시세대로 팔아달라고 물었다가 역정만 들었네요. 왜 그런건가요?
 

A: 농산물은 그 해의 재배면적이나 기후 등에 따라 생산량이 큰 폭으로 증감합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가격 폭등락을 쉽게 잡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이지요.

목격하신 광경은 ‘산지폐기’라는 것인데 공급이 수요를 크게 웃도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수급조절 대책입니다. 생산량의 일부를 출하하지 않고 폐기함으로써 공급량을 줄이고 떨어지는 가격을 지지해 보려는 것입니다. 농가에 얼마간의 지원금이 주어진다지만 정상적인 시세엔 어림도 없지요.

산지폐기는 위급시에 행해지는 고육책입니다. 사실 정부가 수매비축 등 선제적 수급조절을 적극적으로 해서 산지폐기를 해야 할 상황이 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은데, 농민들로선 늘상 아쉬운 부분입니다.

애지중지 키운 작물을 소비자 밥상에 올리고 싶은 마음이야 농민들이 가장 간절할 겁니다. 눈물을 머금고 시장과 격리시키려 산지폐기를 단행하는데, 소비자가 찾아와 팔아달라고 하면 감정이 울컥할 만도 하겠지요?

권순창 기자, 자문: 전국농민회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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