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자재 중소기업 탐방 ①] 세계 최초 복숭아 적화기, ㈜케이보배

“시간 멈춰버린 농촌, 편이장비 개발로 변화 꿈꾼다”

  • 입력 2018.03.24 20:36
  • 수정 2018.03.25 12:12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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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통계청 농림어업조사에 따르면 2016년 12월 1일 기준 농가 경영주 평균연령은 66.3세며 전체 농가인구에서 65세 이상인 고령농의 비율은 40.3%에 달한다. 인력부족과 고령화에 시달리는 농가의 일손을 덜어줄 기특한 농기자재에 대한 관심이 뜨겁지만, 가격과 성능을 모두 만족시킬 만한 제품·업체를 찾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이에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을 통해 매월 넷째 주 숨어있는 농기자재 중소기업을 소개한다. 

 

“시간 멈춰버린 농촌, 편이장비 개발로 변화 꿈꾼다”
 

진기환 ㈜케이보배 대표

지난 19일에 만난 진기환 ㈜케이보배 대표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진 대표는 “어려운 형편에 초등 교육도 마치지 못했지만 남의 농사일을 도우며 돈을 벌기 시작했고 그 돈을 모아 목장을 차렸다. 목장을 늘려가는 재미에 빠졌을 무렵, 갑자기 찾아온 위기에 소를 처분해야 했고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찾은 제주도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았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물질 후 깊은 숨을 내뱉는 해녀를 보고 2000년 무렵 산소통 없이 간단하게 이용할 수 있는 수중 호흡기를 발명했는데 이 첫 발명을 계기로 농작업을 도와줄 편이장비 개발에 빠졌고 기회가 있는 곳이면 외국도 마다않고 달려가 배우기 시작했다”며 농기계를 개발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또 진 대표는 “농민 입장에서 보다 편리하고 품질 좋은 기계를 저렴하게 공급하기 위해 지금도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본격 영농기를 앞두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도 ㈜케이보배는 ‘또 다른 도전’을 목표로 삼았다. 안정적인 물량 공급을 위해 올해 안으로 공장을 설립하고 일정 거리를 유지한 채 사람을 따라다니는 로봇형 운반차 등 새로운 제품 개발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진 대표는 “도시에서는 새로운 기술이 나타나고 사라짐을 반복하며 나날이 발전하지만, 우리 농촌은 그렇지 않다. 몇 십 혹은 몇 백 년 동안이나 사용해 온 농기계와 농기구에는 큰 변화가 없다”며 “건설 현장 등에서도 위험한 일은 로봇이 대신 다 하는데 농촌은 여전히 멈춰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그만 회사가 뭘 할 수 있겠느냐 하지만, 농업·농촌의 변화를 꿈꾸며 새로운 기술 개발을 위해 끊임없이 반복하고 또 노력할 것”이라는 다짐을 전했다.

제품 관련 궁금한 사항은 전화(033-732-9765)로 문의하면 된다.

 


휴대용 전동전지가위

'프룬마스터'로 가지를 전정하는 모습 (주)케이보배 제공

㈜케이보배의 주력 상품인 전동전지가위는 국립농업과학원과 2009년 공동 개발한 뒤 기술 이전과 사업화를 거쳐 2011년 시장에 처음 도입됐다. 출시 후 현장 농민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해 수차례 개선을 거쳤고 오늘 날 ‘프룬마스터’로 판매되고 있다.

프룬마스터는 컨트롤 박스가 본체에 내장돼 있어 간단한 구조를 자랑한다. 830g의 무게로 가벼워 장시간 사용에도 피로감이 적은 게 특징이며 완충 시에는 최대 10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최대 절단 능력은 40mm며, 작은 가지를 절단할 때에는 가위 날 폭을 25mm로 조절해 사용하면 된다. 우수한 품질 뿐만 아니라 가격 경쟁력까지 갖춰 2014년엔 재단 수출지원으로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 3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스마트 방제기

하우스 내부에서 스마트 방제기가 농약을 살포하고 있다 (주)케이보배 제공

농진청의 무인 방제기술을 이전받아 개발한 ‘스마트 방제기’는 최대 100m 거리에서 리모컨을 이용해 원격으로 농약 살포가 가능하다. 가로 폭이 400mm에 불과해 좁은 고랑 사이를 지나다니며 방제할 수 있고 재배 작물에 따라 약대를 교체 사용하면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스마트 방제기는 5년 동안의 개발 과정을 거쳐 지난해 가을 처음 판매를 시작했으며 구매자들의 입소문을 탄 덕에 최근 전국 곳곳에서 시연회를 펼치고 있다. 농약 중독 위험성이 적고 전후좌우 손쉬운 작동법으로 여성이나 고령의 농민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어 국내는 물론 일본·중국 등에서도 큰 관심과 호응을 보이고 있는 제품이다.
 

복숭아 적화기

복숭아 적화기 시연 모습 (주)케이보배 제공

지난해 강원도 농업기술원과 공동으로 개발한 복숭아 적화기에는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복숭아 적화용 분무건은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의 첨단기자재산업기술개발사업 R&D과제로 선정돼 정부 지원을 받아 개발됐으며 특허출원과 신기술 인증을 받았다.

적화용 분무건은 물의 직분사와 멈춤을 1초에 17회 반복하는 맥동형 분사 장치로 약 1.5m의 거리에서도 잎·줄기에 상처를 입히지 않고 복숭아 등의 꽃눈만을 정확히 제거할 수 있다. 사람이 직접 하는 것 보다 작업속도가 3~4배 빠르기 때문에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고, 적화 작업을 조기에 완료할 수 있어 대과 생산율은 약 5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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