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하무인’ 도매법인 갑질에 중도매인들이 뿔났다

한국청과 ‘소주병 테러’에 중도매인단체 발끈
가락시장서 2,000명 규모 총궐기대회 열어
“악덕기업 퇴출·도매시장 거래제도 개혁하라”

  • 입력 2018.03.16 16:03
  • 수정 2018.03.16 16:09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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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지난 14일 중도매인단체들이 서울 가락시장에서 전국 중도매인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폭력사건의 중심에 선 한국청과의 가락시장 퇴출과 도매시장 거래제도 개혁을 요구한 대회다.

가락시장 도매법인 한국청과(대표 박상헌) 직원의 중도매인 폭행 사건으로 중도매인들이 발끈했다. 전국과실부중도매인조합연합회(전과련) 서울지회(지회장 정석록)와 한국농산물중도매인조합연합회(한중연) 서울지회(지회장 정상균)는 지난 14일 가락시장 옆 송파대로변에서 전국 중도매인 총궐기대회를 개최, 한국청과를 규탄하며 도매시장 거래제도 개혁을 요구했다.

지난달 7일 경매장 내 휴게실에서 한국청과 경비부장이 한국청과 중도매인조합장을 소주병으로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본지 2월 9일자 인터넷 보도). 한국청과 측과 경매장 난방관리 미흡 문제로 대립하던 중도매인조합장을 경비부장이 겁박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다.

중도매인조합 대표자들이 단상에 오른 가운데 중도매인들이 악덕기업 퇴출, 시장규제 철폐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국청과는 경비부장을 사건 당일 바로 해고하고 사과에 나섰다. 그러나 중도매인들은 회사 차원의 폭행 사주가 있었음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폭행 사주에 대한 객관적인 증거는 없지만, 그동안 도매법인에게 쌓였던 중도매인들의 불신과 불만이 이 사건을 통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개 경비직원이 중도매인 조합의 대표를 함부로 대했다는 것은, 도매법인 일각에서 아직도 중도매인들을 ‘을’로써 인식하고 있다는 심각한 문제를 보여주고 있다.

이날 궐기대회엔 가락시장 중도매인들과 전국 중도매인조직 등 약 2,000명이 운집했다. 이들은 도매법인의 ‘갑질’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도매시장 개혁을 구했다. 도매법인-중도매인 종속구조 탈피를 위한 통합정산법인 설립, 경매제 이외의 다양한 거래제 도입 등이 그것이다. 최근 도입이 예정된 시장도매인제에 중도매인들의 진입장벽이 높은 것과 관련, 기존의 정가·수의매매를 중도매인이 직접 주관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도 덧붙였다.

집회 참가자들이 행진 종착지인 한국청과 경매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참가자들은 이날 폭행사건의 중심에 선 한국청과를 강하게 규탄했다.

정상균 한중연 서울지회장은 대회사에서 “한국청과는 중도매인을 자기 고용인으로 생각한다. 농산물 냉해 문제를 개선하자는 중도매인 대표를 소주병으로 가격하고 지금까지 책임을 피하고 있다”며 “이같은 갑질이 가능한 이유 중 하나가 거래제도 문제다. 시장 상인이라면 누구나 30~40년 된 지금의 농안법이 악법이고 적폐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석록 전과련 서울지회장은 “역사적으로 혁신과 변화를 꾀한 곳은 현실에 안주한 곳보다 도태된 적이 없다”며 “급변하는 유통환경에서 현실에 안주하려는 단체(도매법인)에 맞서 창조적·도전적 자세로 시대에 맞게 혁신하자”고 참석자들을 독려했다.

중도매인들은 집회 후 가락시장 외곽 도로변을 따라 행진한 뒤 한국청과 경매장 안에서 궐기대회를 마무리했다. 도매시장 개혁 이슈도 중대한 시점이지만 중도매인들은 사건의 중심에 선 한국청과 규탄에 시종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중도매인들은 한국청과와의 거래약정서 해지 등 조직적 대응을 통해 한국청과의 시장 퇴출을 시도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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