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원의 농사일기 45] 2018년 농가보조사업 신청

  • 입력 2018.03.10 18:51
  • 수정 2018.03.10 18:52
  • 기자명 윤석원 중앙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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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고 있는 양양군도 다른 시군과 마찬가지로 농민을 위한 각종 보조사업이 있다. 국비사업, 도비사업, 군비사업으로 나뉘어 있다. 이 중에서 농업기술센터 기술지원과에서 시행하는 2018년 기술보조사업을 보면 총 54개 사업에 35억8,200만원이 투입된다. 이 중 국비예산은 15%인 5억4,900만원, 도비는 5%인 1억9,200만원, 군비는 48%인 17억2,900만원, 농민부담이 31%인 11억1,000만원으로 구성돼 있다.

눈에 띄는 현상은 전체 54개 기술보조사업 중 국비가 투입되는 사업은 8개 사업에 5억4,800만원(15%)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그나마 국비 만으로 추진되는 사업은 친환경농업직접지불제사업이 유일하며, 도비와 군비를 포함해 국비로 추진되는 사업은 △논 타작물 재배지원 △ GAP 인증농가 안전성 검사비 지원 △주산지 GAP 토양용수 분석 △농업기계등화장치 부착지원 △농작물병해충 배화상병예찰·방제사업 △표고 사계절 명품화기반조성사업 △신재생에너지시설 지원사업 등 7개 사업에 불과하다.

물론 전체 농가 보조사업 중 비중이 가장 큰 쌀 소득보전 직불금 등은 기술지원과의 사업이 아니므로 제외돼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중앙정부의 보조사업은 사업 수나 예산 면에서 그리 높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에 비해 지방정부의 부담은 약 절반인 48%에 달하고 있고, 사업 가지 수로 보면 거의 대부분을 지방정부가 부담해 시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주지하다시피 현재 양양군은 물론 대부분의 지방정부 재정은 열악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다수의 농민들에게 절실한 보조사업의 대부분을 지방정부가 부담한다는 것은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어 보인다. 전국적인 실태 분석은 해보지 않았으나 대부분 비슷한 상황이라 여겨진다.

귀농 3년차인 올해도 몇 가지 기술지원 보조사업을 신청하려 한다. 직접 지어 직접 옮긴 나의 작은 집에서 나의 사과나무 밭은 바라보며 그만큼 열심히 농사를 지어야겠다고 다짐한다.

귀농 3년차인 금년에도 나는 몇 가지 기술지원 보조사업을 신청하거나 신청할 예정인데 친환경인증비용지원사업(보조 80%), 친환경농산물 포장재 제작을 지원하는 친환경인증 농산물 포장재 지원사업(보조 60%), 친환경 농업용 해충 포획기 및 노린재 포획기 지원사업인 친환경 방제용 농기자재 지원사업(보조 60%), 친환경농업에 사용되는 유기약제, 영양제 등 농자재 지원사업인 친환경농자재지원사업(보조 60%), 배부식분무기(전동식), 동력살포기 등 여성·노약자 인력절감 장비 지원 사업(보조 50%) 등에 신청을 해 놓은 상태다. 물론 선정 여부는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보조사업을 신청하면서 조금 미안한 생각이 든다. 내가 신청하면 그만큼 다른 농민이 지원을 못 받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다. 그럼에도 보조사업을 신청하는 것은 나는 밭 직불금이나 친환경 직불금은 신청하지 않기 때문에 이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해서이고, 2년간 사과나무 묘목을 키우기만 했을 뿐 아직 소득이 한 푼도 없으니 약간의 지원은 받아도 되지 않을까 하고 스스로 합리화 해본다. 정부의 지원도 받았으니 올해도 열심히 농사지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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