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정춘추] 평창의 교훈과 눈물

  • 입력 2018.03.10 18:48
  • 수정 2018.03.10 18:58
  • 기자명 강광석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은 2012년 정전협정 선언 이후 2017년 화성 15호 발사성공과 핵실험으로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남은 2016년 촛불항쟁과 2017년 선거를 통해 독재정권을 물리치고 새로운 정권을 창출했다.

남과 북은 외세와 독재세력과의 투쟁에서 누구의 도움도 없이 완강한 투쟁을 통해 새로운 정세를 열었다. 정세에서 일대 도약과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북의 신년사를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이 평화올림픽으로 치러질 정세에서 전농은 전국농민 통일문화제를 강원도 강릉과 고성에서 열 것을 대의원대회에서 결정했다. 이 사업을 결정하고 시행하는데 가장 크게 어려움에 봉착한 것은 1,000여명을 수용할 숙소를 구할 수 있는가, 과연 북에서 전농이 제안한 통일문화제와 통일밥상에 참여할 것인가가 사업 성패의 가장 큰 문제였다.

숙소를 구하고 결정하는데 전농 강원도연맹 동지들의 헌신은 눈부셨다. 대형 숙박시설은 물론 대학체육관까지 올림픽을 치르는데 모두 계약이 끝난 상황에서 고성에 있는 숙박 시설을 구하고 사전 점검과 답사에 전농 강원도연맹 동지들이 발로 뛰었다. 고성에서 진행할 통일기원제와 통일 장승세우기 장소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강원도 동지들은 품을 들여 일을 추진해 나갔으며 고성에서 진행할 달집태우기 행사를 진행하는데 필요한 목재와 대나무를 손수 구해 일을 추진해 나갔다.

‘전농이 결정한 사업을 강원도연맹이 책임진다’ 이것이 전농 강원도연맹 동지들의 마음이었다.

“전농은 평창에 응원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투쟁하러 갑니다. 전농은 평창에 손님으로 가는 것이 아니고 주인으로 갑니다. 평창 이후 정세를 전농이 열어야 합니다.”

박행덕 전농 의장의 호소였다. 많은 사람들은 전농이 기획한 ‘남북이 함께하는 통일문화제와 통일밥상’이 성공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내심 전농 지도부는 북의 참여를 확신하고 있었다. 전농의 진심과 의도가 확실하게 북에게 전달된다면 북이 오지 못할 이유도 오지 않을 이유도 없다고 판단했다.

지난달 20일 전농은 북의 응원단이 전농의 행사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통일부에 전달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리고 전농의 행사가 순수한 응원전과 문화행사가 아니라는 통일부의 판단으로 북의 행사 참여의 길이 닫혀있음을 확인했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리고 22일 낮, 북의 응원단이 강릉 정동진 모래시계공원에서 공연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땐 북이 전농을 초청한 것으로 판단했다. 남북은 그렇게 강릉 정동진에서 하나가 됐다. ‘우리는 하나다’ 70대 어르신들이 눈물을 보였다.

2007년 한-미 FTA가 타결됐을 때 흘렸던 예속 국가 농민의 눈물이 2018년 강릉에서 자주 승리의 눈물로 부활했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