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서 한국전쟁 민간인희생자 유해 발굴

800여명 이상 학살, 대부분 여성·어린이·노인 추정
현재까지 30여구 발굴 … “반인륜적 행위에 치 떨려”

  • 입력 2018.03.09 15:02
  • 수정 2018.03.09 15:06
  • 기자명 김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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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희봉 기자]

충남 아산시 배방읍 설화산 금광에서 발굴된 젊은 아낙네의 유골과 옥비녀.

한국전쟁기민간인학살유해발굴공동조사단(조사단)과 아산지역대책위원회가 최근 아산지역의 한국전쟁 민간인희생자에 대한 유골 발굴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조사단은 2014년 2월 18일 결성 당시 “전쟁은 단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그것도 아니면 아무런 이유도 없이 심지어는 어린아이들까지 광기의 희생자가 됐다”고 배경을 밝힌 바 있다.

박선주 조사단 대표(충북대 교수)는 “5일 현재 30여구가 발굴됐는데 다른 지역보다 여성과 어린아이 유골이 많은 것은 북한군이 퇴각하고 9.28 수복 이후 북한군에게 부역했던 자들을 처형했던 곳으로 추정된다. 특히 보복을 두려워해서 씨를 말리는 온가족 집단학살 같이 보인다”고 말했다.

또 조사단은 ‘아산 시굴조사 약식보고서’를 통해 “1950년 9월에서 다음해 1월에 걸쳐 인민군 점령시기 부역 혐의와 그 가족이라는 이유로 민간인 800여명 이상이 적법한 절차 없이 학살됐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가해자는 온양경찰과 대한청년단, 청년방위대 및 향토방위대, 태극동맹 등 우익청년단체고, 희생자는 어린아이와 여성 및 50대 이상 노인도 포함됐다.

발굴 상황은 지난달 22일 개토제를 시작으로 시굴조사에 이어 본 발굴을 진행하고 있으며 5일 현재 30여구가 발굴됐다. 장명진 아산지역대책위 상임대표는 “이승만정권의 반인륜적 악마와 같은 행위에 치가 떨린다. 희생자 중에는 여자와 어린애가 많았는데 인민군에게 밥해 준 죄밖에 없는데 처형시킨 것이다. 특히 전시에 부역했다고 처형한다면 똑같은 잣대로 일제에 부역한 수많은 친일파도 처형시켰어야 했다. 이승만정권은 부역자는 고사하고 고위급 친일파들도 제대로 처벌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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