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나는 가축분뇨, 어떻게 할까?

철원 축산농가, 돼지분뇨 1일 배출량만 600~700톤 ... 상시처리 가능량 190~240톤으로 대책 절실

  • 입력 2018.03.09 14:51
  • 수정 2018.03.11 19:21
  • 기자명 정경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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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정경숙 기자]

증가하는 가축분뇨를 처리할 시설 부족으로 강원도 철원의 농민과 주민들이 골머리를 썩고 있다. 한승호 기자

강원도가 ‘2017년 가축분뇨 자원화조직체 액비유통센터 평가’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강원도 내 12개 센터 중 4개소가 A등급, 6개소가 B등급을 받았다. 철원군에서는 ‘흙사랑영농조합’이 A등급, ‘JnC에코그린’, ‘미래환경’, ‘철원환경’이 B등급을 받았다. 축하할 일이다.

하지만 가축분뇨처리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 철원군 축산농가는 총 800여가구. 이들 축사에서 하루에 배출되는 가축분뇨는 돼지분뇨만 600~700톤이다. 분뇨는 ‘가축분뇨공동자원화시설’과 ‘가축분뇨처리실’로 가거나 가축분뇨 자원화조직체인 ‘전문유통주체’에서 수거해 간다. 그러고도 남는 양은 개별 농가에서 보관하거나 처리해야 한다.

지난 2009년 설립된 ‘가축분뇨공동자원화시설’에서는 수거한 분뇨 1일 50톤을 상시 액비로 처리한다. 퇴비로도 1일 100톤을 넘게 처리하나 한시적으로 운영한다. 갈말의 ‘가축분뇨처리시설’에서는 1일 100~150톤을 처리하는데, 30톤 정도의 중간수를 액비로 전환하고, 나머지는 정화해 방류한다. 1일 40톤 정도는 ‘전문유통주체’와 개별농가에서 처리한다.

1일 전체 처리량이 배출량의 절반도 안 되며, 액비와 퇴비로 자원화해 활용되는 양은 더 적다. 살포시기인 12월~5월에 처리되지 못한 분뇨는 개별농가에서 보관하거나 ‘전문유통주체’가 운영하는 액비저장고에 보관된다. 넘치는 양도 문제이나 여름철이면 악취로 주민들은 물론 관광객의 불만이 크다. 청정 철원의 이미지를 가장 크게 훼손하는 주범이다.

철원에서는 1년에 2,000~3,000ha 정도의 논과 밭에 액비가 살포된다. 군청 산출기준으로 화학비료 사용 대비 8~1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수년간 액비를 사용하면서 비료값 줄였다고 환영하는 농민들도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가축분뇨자원화정책의 이론적 배경인 ‘자연순환농법’이 가능하게끔 액비가 관리되고 있는지 의문을 던진다.

액비가 제대로 발효됐는지, 성분검사는 정확히 했는지, 기준에 맞게 살포되고 있는지 엄격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액비의 질이 토양과 수질 오염은 물론 수확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더욱이 철원군에서는 지난 2015년부터 ‘하우스농가 맞춤형 액비공급사업’을 추진해오고 있어, 액비의 질에 대한 농민들의 요구 기준이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철원군에서는 ‘가축분뇨공동자원화시설’ 신설을 문제 해결의 한 방법으로 보고 있다. 분뇨를 자원화할 수 있으며 액비의 질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 한다. 하지만 주민들의 ‘혐오시설’ 반대로 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자체의 힘으로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국가적 문제로, 지금까지의 운영실태를 점검해 정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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