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씨앗 보전 위해 바친 10년

토종씨드림, 창립 10주년 맞아 씨앗나눔 행사도 진행

  • 입력 2018.03.04 12:10
  • 수정 2018.03.06 10:29
  • 기자명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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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지난달 24일 서울 금천구청에서 토종씨드림 창립 10주년 기념 ‘씨앗들의 향연'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 막바지의 씨앗나눔을 앞두고 참가자들이 안내사항을 듣고 있다.

토종씨드림(대표 변현단)의 토종씨앗 보전운동이 10주년을 맞이했다. 이에 토종씨드림 및 각지의 농민, 토종씨앗에 관심 있는 도시민들이 모여 토종씨드림의 10주년을 기념했다.

토종씨드림은 지난달 24일 서울시 금천구청에서 창립 10주년 기념 ‘씨앗들의 향연’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선 기념식과 함께 토종밥상 나눔, 씨앗나눔 행사가 진행됐다. 이와 함께 정기총회와 워크숍도 열렸다.

행사가 열린 금천구청 12층 홀에선 전국 각지 농민들이 그 동안 보전해 온 토종씨앗 작목을 전시했다. 서울·부산·인천·순천·순창·남원·제주 등지에선 토종씨앗 보전모임을 결성해 이날 행사에 참가하기도 했다. 순천씨앗모임의 경우 지난해 모임 주도로 순천시의 ‘토종농산물 보존·육성에 관한 조례’ 제정에 기여하기도 했다. 부산씨앗모임 ‘씨농’은 토종씨앗 275품종을 회원농가 30명이 각자 증식하고 있으며, 제주씨앗모임 ‘토농회’도 제주독새기콩, 제주푸른콩, 던덕깨, 쌍노물 등의 제주도 토종작물을 소득작물로 연결해 가고 있다.

행사에선 토종씨앗 보전활동을 벌여온 농민 중 일부의 활동 소개도 있었다. 경기도 고양시 우보농장에서 100품종 이상의 토종벼를 전통농법으로 재배하는 이근이씨는 2013년부터 매년 토종쌀 테이스팅 워크숍, 전시회, 막걸리 시음대회를 개최해 지역별 토종쌀을 알리고 사라진 토종볍씨를 복원하고자 노력 중이다.

경북 봉화군에서 온 박성인씨는 지역특색에 맞게 각종 토종잡곡 및 고추 모종을 재배해 직거래한다. 올해는 칠성초, 빵빵이초 등 10여종의 모종을 내어 재배하려 한다. 박씨는 “(토종씨앗 보전활동을)이어갈 수 있는 사람들이 있으면 좋겠지만, 욕심 안 부리고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소한 밥상 위에 올라가는 곡식 정도는 (토종씨앗으로)먹게 하려 한다”고 말했다.

행사에선 ‘씨앗의 권리를 농부에게로’란 주제로 김은진 원광대 법학대학원 교수와 박지은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비상임연구원(전남대 사회학 박사과정)의 토크콘서트가 있었다. 박 연구원은 “현행 지식재산권법 체계와 식물 신품종보호조약의 영향 하에서 농민의 종자 및 묘에 대한 권리는 품종보호 논리와 상충되는 상황”이라며 “종자권의 주체인 농촌·도시농민들과 시민사회의 역할이 없다면 농민의 토종씨앗에 대한 권리는 바람 앞 등불과 같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종자권 관련 각종 국제합의들은 지식재산권에 법적 근거를 두고 있으며, 국립종자원도 “품종보호란 품종을 등록한 사람에게 독점적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란 입장이다. 이로 인해 현재 국내법상으론 비영리 목적의 자가소비용 채소 재배를 보장하는 정도 외엔 농민의 종자권, 즉 자가채종 판매권리가 상당한 제한을 받고 있다. 최근의 종자산업법 일부 개정 과정에서도 종자 및 묘의 권리 보호에 있어 농민은 취약한 상황이며, 농민의 자가채종에 대한 예외조항을 마련해 농민 권리를 보호해야 한단 게 김 교수와 박 연구원의 주장이었다.

토종씨드림은 이날 행사에서 최근 발간한 <토종씨앗 채종안내서>와 <토종씨앗 수집 안내서>도 선보였다. 토종씨드림은 이러한 안내서 발간 및 토종씨앗 데이터베이스화 활동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토종씨앗 수집과 보전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끌겠단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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